배드 버니(왼쪽)과 레이디 가가가 8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의 리바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프로풋볼(NFL) 제60회 슈퍼볼 시애틀 시호크스와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경기 하프타임쇼에서 공연하고 있다. 올해 하프타임쇼는 라틴 팝 아티스트 ‘배드 버니’가 주도했으며 깜짝 출연한 가가는 ‘다이 위드 어 스마일’(Die With A Smile) 등 화려한 무대를 선보였다. 2026.02.09 샌타클래라=AP 뉴시스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슈퍼스타 배드 버니가 미국 최대 스포츠 축제인 슈퍼볼 하프타임 쇼에서 ‘미국적인 것’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내리며 정치적·문화적 메시지를 던졌다. 그간 보수 진영으로부터 ‘반미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것에 대해 예술적 퍼포먼스로 정면 반박에 나선 것이다.
9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배드 버니는 캘리포니아주 리바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60회 슈퍼볼 하프타임 쇼에서 13분간 푸에르토리코의 정체성과 미국의 가치를 결합한 무대를 선보였다. 그는 공연 도중 유일하게 영어로 “신이여 미국을 축복하소서(God Bless America)”라고 외친 뒤, 북미와 남미를 아우르는 20여 개국의 국기를 등장시키며 ‘아메리카’가 특정 국가만이 아닌 대륙 전체의 통합된 가치임을 강조했다.
특히 이번 공연은 고도의 정치적 상징물로 채워졌다. 배드 버니는 “증오보다 강한 것은 사랑뿐”이라는 문구를 대형 스크린에 띄우는가 하면, 이민자들의 삶을 다룬 곡(NUEVAYoL)을 부르며 어린 시절의 자신을 닮은 아역 배우에게 그래미 트로피를 건네는 장면을 연출했다. 이는 아메리칸 드림과 이민자 사회에 대한 지지 메시지로 풀이된다.
화려한 게스트 군단도 화제를 모았다. 레이디 가가가 깜짝 등장해 라틴풍으로 편곡된 ‘Die With a Smile’을 가창했으며, 리키 마틴은 젠트리피케이션(원주민 내몰림)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곡을 선보였다. 이 밖에도 제시카 알바, 카디 비, 페드로 파스칼 등이 무대에 올라 라틴 문화의 영향력을 과시했다.
현지 언론은 이번 공연에 대해 “배드 버니가 스페인어를 배우지 않고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무대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켰다”며 “보수주의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가족 가치와 애국심을 진보적이고 이민자 친화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했다”고 평가했다. 배드 버니는 공연 말미에 “우리는 함께일 때 비로소 아메리카”라는 문구가 새겨진 미식축구공을 내리찍으며 퍼포먼스의 대미를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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