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9세기부터 중남미 군사개입…CIA 동원 쿠데타 공작도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1월 3일 21시 18분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미국의 중남미 군사 개입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베네수엘라 공습에 앞서 19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역사가 깊다. 미국이 북미 대륙과 연결된 중남미를 자국의 세력권으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개입해 왔다는 얘기다.

1823년 제임스 먼로 미국 대통령이 선언한 이른바 ‘먼로 독트린’이 대표적이다. 표면적으로는 유럽의 간섭에서 벗어나겠다는 고립주의 외교 형태를 띄었지만, 실질적으로는 미국이 중남미에서 패권을 확립하겠다는 선언에 가까웠다. 제임스 폴크 미국 대통령은 1845년 연설에서 미국의 텍사스 편입에 대해 “독립국이 자신보다 더 강력한 외국의 동맹국 또는 종속국이 되어 미국의 안보에 위협이 되는 걸 막기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후 20세기 들어서도 미국은 냉전시대를 거치며 CIA 등을 동원한 비밀공작을 통해 남미 각국 내정에 깊숙이 개입했다. 1954년 과테말라에선 토지 개혁을 추진하던 아르벤스 정권이 좌파 이념에 가깝다는 판단 하에 CIA가 군사 쿠데타를 지원했다. 이는 이 나라에서 오랜 내전으로 이어지는 비극을 낳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은 1973년 칠레에서도 군사 쿠데타를 지원하는 비밀공작에 나섰다. 당시 좌파 성향 살바도르 아옌데 정권을 견제하기 위해 피노체트 장군의 쿠데타를 부추겼다. 이후 칠레는 17년간 군사 독재체제가 이어졌다.

미국은 1980년대 니카라과에서도 좌파 성향 산디니스타 정권에 맞서 콘트라 반군을 지원하며 내정에 개입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 정부가 불법적으로 무기를 팔아 반군을 지원한 ‘이란-콘트라 스캔들’이 불거져 미국의 도덕성이 도마에 올랐다.

이 같은 중남미에서 미국의 군사 개입은 소련이 무너진 후에도 이어졌다. 미국은 1989년 파나마를 침공해 마약 밀매 혐의를 받은 독재자 마누엘 노리에를 미국으로 압송했다. 미군 작전 과정에서 민간인이 사망하고, 주권 침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무리한 중남미 군사 개입이 장기적으로는 악영향을 낳았다고 지적한다. 이 지역 국민들의 반미 정서를 자극해 도리어 좌파 세력 집권에 도움을 줬다는 것.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도 이 같은 역사적 배경 하에서 미국에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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