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힌두교 성지이자 대표적 관광지인 바라나시에서 일본인 관광객들과 현지인들 사이에 마찰이 벌어진 장면이 담긴 영상이 확산되며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갠지스 강의 의미를 둘러싼 문화적 인식 차이와, 현장에서 갈등을 중재하지 못한 대응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현지 매체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우타르프라데시주 바라나시의 갠지스강 일대에서 발생했다.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은 이틀 뒤인 2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되며 빠르게 확산됐다.
영상에는 성탄절을 맞아 산타클로스 모자를 쓴 일본인 관광객들이 갠지스강에 들어가려 하자, 일부 현지인들이 이를 제지하며 항의하는 모습이 담겼다. 현지 매체는 관광객들의 행동이 신성하게 여기는 갠지스강에서 ‘물놀이’처럼 보이면서, 일부 현지인들에게 불쾌감을 줬을 수 있다고 전했다.
힌두교에서 갠지스강은 단순한 강이 아닌 정화와 의례의 공간이다. 이 때문에 관광객의 행동이 종교적 맥락을 고려하지 못한 것으로 받아들여졌고, 항의가 격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현장에서는 갈등에 대한 중재가 이뤄지지 않았다. 영상 속에서 관광객들은 갑작스러운 항의에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주변 인파가 점차 몰리면서 고성이 오가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영상이 온라인에서 확산된 뒤에야 현지 당국은 사실관계 파악에 착수했다. 현재 CCTV 영상 확보 여부와 현장 상황에 대한 검토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안은 정치권으로도 번졌다. 인도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INC) 우타르프라데시주 지부는 “부끄럽고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손님을 신처럼 대접한다는 인도의 땅에서는 증오는 용납될 수 없다“며 “산타 모자를 썼다는 이유만으로 괴롭힘을 당한 것은 무법적 군중 문화가 고착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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