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마러라고 클럽에서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의 ‘산타 추적 작전’에 참여해 산타 위치를 묻는 어린이들의 전화를 받고 있다. 대통령이 NORAD의 ‘산타 추적’ 전화에 참여해 어린이들과 통화하는 것은 미국의 전통이다. 뉴시스.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협상을 주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했다고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밝혔다.
레빗 대변인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X(옛 트위터) 계정에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우크라이나와 관련해 긍정적 통화를 마쳤다”고 적었다. 이날 통화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2시간 30분 회담 및 공동 기자회견을 한 다음 날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담 전 푸틴 대통령과 통화했다고 밝혔다. 이틀 연속 통화한 셈이다. 레빗 대변인이 이날 통화가 ‘긍정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힌 만큼 전날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간의 회담에서 논의한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안과 관련한 진전이 이뤄졌을지 주목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 후 “종전과 매우 가까워졌다”고 말하면서도 “한두 가지 매우 까다로운 문제가 남았다”고 했다. 그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종전 시점의 영토 문제인 것으로 풀이된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은 이날 “합의된 대로 오늘 러시아와 미국 대통령이 전화 통화를 했다”고 확인했다고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이번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핵심 고문들이 푸틴 대통령에게 전날 마러라고에서 젤렌스키 대통령 등 우크라이나 대표단과 협상한 주요 결과를 자세히 브리핑했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팀이 만든 (분쟁 종식으로 향하는) 진전의 여러 내용을 설명했다”면서도 “그러나 여전히 우리는 키이우 당국이 자신의 의무를 회피하려는 여러 해석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고 평가한다”며 우크라이나 측 제안에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우크라이나군에 휴식을 주게 하려고 노력하지 말고 진정한 무력 분쟁의 종식으로 이어질 포괄적 합의 달성에 집중하라’는 조언을 받았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뉴시스 우샤코프 보좌관은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마러라고 협상 직후 우크라이나가 자신의 관저에 대규모 장거리 드론 공격을 시도했다고 알렸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그 말을 듣고 충격을 받고 분노했다고도 전했다. 앞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28∼29일 밤사이 노브고로드에 있는 푸틴 대통령의 관저에 91대의 드론을 발사했지만 모두 격추됐다고 주장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테러 시도에 대응할 것이며 협상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도 재검토하겠지만, 평화를 향한 미국과의 작업은 계속 긴밀히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이날 10번째로 이뤄진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를 포함해 올해 총 17차례 미국 대표들과 접촉했으며, 양국 대통령이 계속 대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별도의 메시지를 보내며 러시아의 푸틴 관저 공격 주장은 “거짓말”이라고 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미국이 평화 협상에서 이룬 진전을 훼손하려 한다”며 “모스크바(러시아)가 키이우의 우크라이나 정부 청사 공격을 위한 근거를 마련 중”이라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