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시설 공격… 우크라 ‘드론 반격’
러 “젤렌스키 종전협상 준비 안돼”
美-우크라 합의안 나와도 거부 의사
27일 러시아에 공습을 당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한 아파트에서 구조대원들이 잔해를 치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28일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공습을 가했다. 키이우=AP 뉴시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28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건설적인 종전 협상에 나설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28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종전안을 도출하더라도 러시아가 이를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라브로프 장관은 28일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정권과 그의 유럽 후견인들이 건설적인 대화에 나설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이 정권은 우리 민간 인프라를 겨냥한 사보타주(파괴 공작)로 민간인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유럽연합(EU) 국가들을 ‘평화의 장애물’이라고 비판했다. 또 “일부 예외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유럽 국가가 키이우 정권에 돈과 무기를 퍼주고 있고 러시아 경제가 무너지기를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26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종전안 20개 항을 보고받은 뒤 “이 종전안이 미국과 러시아 간 협상 내용과 완전히 다르다”며 거부 의사를 나타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 합한 지역) 지역 영토를 양보하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우크라이나는 현 전선에서 전투를 중단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전쟁 뒤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과 관련해서도 러시아는 유럽군의 우크라이나 주둔 등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또한 러시아는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등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 27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26일부터 이틀 동안 드론 500대, 미사일 40발을 동원해 키이우의 에너지 및 민간 시설을 공격했다. 이번 공습으로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인프라가 큰 타격을 받으면서 2600개 주거 건물, 187개 어린이집, 138개 학교, 22개 사회 복지 시설의 난방 공급이 중단됐고, 약 60만 명이 피해를 입었다. 이호르 클리멘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대행은 이번 공격으로 최소 2명이 숨지고 20명 이상이 다쳤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폴란드 남동부에 위치한 제슈프와 루블린 공항도 러시아군의 공격 여파로 일시 폐쇄됐다.
우크라이나도 27일 대규모 드론 공격으로 반격을 시도했고, 이로 인해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의 브누코보 공항과 셰레메티예보 공항이 일시 운영을 중단됐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도착 전인 27일 캐나다 노바스코샤주 핼리팩스에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만나 지지를 재확인받았다. 카니 총리는 이날 러시아의 키이우 공습을 “야만적”이라고 규탄하며 25억 캐나다 달러(약 2조6000억 원)의 신규 우크라이나 경제 지원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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