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다카이치, 핵잠 도입 가능성 첫 시사…“모든 선택지 배제 안해, 전쟁 지속능력 높여야”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2월 24일 16시 29분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AP 뉴시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AP 뉴시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핵추진 잠수함 도입 가능성에 대해 “모든 선택지를 배제하지 않고, 억지력과 대응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정책을 검토할 것”이라고 23일 밝혔다. 올 10월 21일 취임한 다카이치 총리가 핵추진 잠수함 도입 가능성을 시사한 건 처음이다.

24일 요미우리신문은 다카이치 총리가 하루 전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고 공개했다. 앞서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 일본유신회는 연정 수립 합의문에서 차세대 동력을 활용한 수직발사장치(VLS) 탑재 잠수함 보유을 추진키로 하면서 핵추진 잠수함 도입을 처음 시사했다.

이어 기하라 미노루(木原稔) 관방장관,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방위상 등 다카이치 정권의 주요 각료들 또한 “모든 선택지를 배제하지 않겠다”며 핵추진 잠수함 도입 논의에 불을 지폈다. 이런 상황에서 다카이치 총리까지 도입 가능성을 거론하자 사실상 일본 정부가 핵추진 잠수함 도입의 공론화 작업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23일 교도통신 가맹 언론사 편집국장단과의 만남에서도 일본이 분쟁에 휘말릴 경우를 가정하며 “지속전 수행 능력을 높여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속전 수행 능력’이란 탄약, 연료, 장비 등의 관점에서 전투를 계속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특히 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장기화하는 것을 거론하며 “안보 환경이 상당히 변화하고 있다. 일본의 주체적 판단에 따라 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다수의 무인기(드론)이 함께 공격하는 형태가 등장하는 등 안보환경이 변했다면서 2022년 개정한 ‘3대 안보 문서(국가안전보장전략, 국가방위전략, 방위력 정비계획)’의 재개정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도 재차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는 같은 날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인터뷰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을 가능한 한 조기에 실시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르면 내년 4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회담을 가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시 주석보다 먼저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겠다는 뜻을 분명히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카이치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핵추진 잠수함 도입을 직접 요청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직전인 올 10월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핵추진 잠수함의 필요성을 언급했고, 미국의 승인을 얻어냈다.

#다카이치 사나에#일본 총리#핵추진 잠수함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