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노벨상 발표 직후 평화상 신설
트럼프, 금메달 스스로 걸고 “영광”
美국립공원은 트럼프 생일에 무료
FIFA 평화상 스스로 목에 거는 트럼프
5일 미국 워싱턴 케네디센터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 조 추첨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오른쪽)에게 받은 FIFA 평화상 메달을 직접 목에 걸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 국제축구연맹(FIFA)이 올해 신설한 ‘FIFA 평화상(Peace Prize)’을 수상했다. FIFA는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 수상에 실패한 직후인 지난달 초 이 상을 신설했다. 이에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상을 만든 것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됐다. 워싱턴포스트(WP) 등은 “FIFA가 아무리 2026 북중미 월드컵 개최국(미국 캐나다 멕시코) 정상에게 잘 보이려 한다지만, 평화상 신설 등은 너무 노골적이고 지나친 아첨”이라고 지적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이날 미국 워싱턴 케네디센터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조 추첨 행사에서 FIFA 평화상 초대 수상자로 트럼프 대통령을 호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올 1월 취임 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분쟁을 중재했고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판티노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금메달과 지구를 떠받치는 손을 형상화한 금 트로피를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달받은 금메달을 즉시 자기 목에 건 후 “인생 최고의 영광 중 하나”라고 웃으며 말했다. 또 “세계는 더욱 안전해졌고, 미국은 가장 매력적인 나라가 됐다”고 덧붙였다.
미국 언론들은 인판티노 회장이 올해 백악관을 자주 방문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과 밀착하는 모습을 보인 데 이어 새로운 상까지 신설하는 건 공정한 스포츠 정신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WP는 “조 추첨식 행사는 90분 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유세 곡인 ‘YMCA’ 연주 공연,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상 수상, 소감 연설 등으로 꾸려졌고, 정작 메인인 본선 조 추첨은 뒷전으로 밀렸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가 열린 케네디센터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진보 진영과의 ‘문화 전쟁’을 선포한 후 여러 조치를 단행한 상징적인 장소다.
트럼프 행정부의 초강경 반이민 정책과 베네수엘라 선박 격침 사건이 인권 침해 논란에 휩싸이는 가운데 이번 평화상이 수여된 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미국 국립공원관리청(NPS)은 내년 1월 1일부터 미국 거주자를 대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인 6월 14일에 국립공원 무료 입장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6일 밝혔다. 그 대신 올해까지 국립공원 무료 입장이 가능했던 마틴 루서 킹 기념일(1월 20일)과 노예해방기념일(6월 19일)은 내년부터 무료 입장일에서 제외하겠다고 했다. AP통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인권 역사의 의미를 축소하는 대신 대통령의 이름, 공로를 부각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