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차도, 노벨평화상에 “믿을수 없어, 맙소사…우린 승리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0월 10일 20시 36분


마두로 독재에 맞선 ‘베네수엘라 철의 여인’
작년 野대선후보로 뽑혔지만 피선거권 박탈당해
생명 위협에도 고국 머물며 ‘반정부 시위’ 주도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AP뉴시스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AP뉴시스
“나의 노벨 평화상 수상은 모든 민주화 운동에 수여된 것이다.”

10일(현지 시간)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베네수엘라의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58)가 로이터통신에 밝힌 수상 소감이다. 그는 2013년 집권 후 거듭된 부정 선거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맞서 반(反)정부 시위를 이끈 공로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그는 이날 노벨위원회와의 통화에서 “국민을 대표하여 영광과 감사를 전한다”며 “우리는 아직 목표(민주주의 승리)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반드시 승리(prevail)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수상 사실을 믿을 수 없다며 ‘맙소사(Oh my god!)’라는 단어를 세 번이나 외쳤다.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AP뉴시스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AP뉴시스

노벨 평화상을 주관하는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10일(현지 시간) 오슬로에서 마차도를 올해 수상자로 발표하며 “베네수엘라 국민의 민주적 권리 증진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 독재에서 민주주의로의 전환을 이루기 위한 투쟁”을 선정 이유로 밝혔다. 마차도는 1980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인 면역학자 바루즈 베나세라프에 이은 베네수엘라의 두 번째 노벨상 수상자 겸 최초의 평화상 수상자다.

특히 노벨위원회는 “우리는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더 많은 권위주의 정권이 폭력에 기대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며 “베네수엘라 정권의 강압적인 권력 유지와 국민 탄압은 드문 일이 아니다. 이런 권위주의자들이 권력을 장악할 때, 자유를 수호하며 저항하는 용감한 인물들을 인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AP뉴시스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AP뉴시스

마차도는 1967년 수도 카라카스에서 철강기업 ‘시벤사’를 소유한 부유층 가정에서 태어났다. 세 아이의 엄마로 평범한 삶을 살았지만 2001년 우고 차베스 당시 대통령의 독재를 시민단체 ‘수마테’ 설립을 주도하며 정계에 입문했다.

그는 2011∼2014년 국회의장을 지냈다. 특히 2012년 1월 국정연설을 실시하던 차베스 전 대통령을 향해 “일방적인 산업 국유화로 국민 재산을 강탈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자유시장 경제를 중시한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를 존경한다고 줄곧 밝혀왔다.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AP뉴시스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AP뉴시스

차베스 전 대통령의 후계자인 마두로 대통령은 2013년 집권 후 내내 반대파 탄압, 물가 상승 및 화폐가치 하락, 강력범죄 증가 등으로 비판받고 있다. 특히 국제사회는 그가 2018년 재선, 지난해 삼선 모두 사실상 부정선거를 통해 집권 연장을 했다고 보고 있다.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AP뉴시스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AP뉴시스

마차도는 지난해 7월 대선 당시 야권의 대선 후보로 뽑혔다. 주요 여론조사에서 마두로 대통령을 눌렀지만 마두로 정권은 그가 미국과 밀착한다는 이유로 15년간 피선거권을 박탈당했다. 그를 대신한 야권 대선 후보 오르티아 곤살레스는 대선 직후 마두로 정권의 탄압을 피해 스페인으로 망명했다. 마차도는 신변 위협에도 고국에 머물며 반정부 시위를 주도했다.

그의 수상이 일찌감치 예견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는 2018년 BBC가 선정한 ‘세계의 영향력 있는 여성 100명’, 올해 미국 시사매체 타임이 뽑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포함됐다. 지난해에는 옛 소련의 반체제 핵물리학자 겸 인권운동가 안드레이 사하로프와 체코의 민주화를 이끈 바츨라프 하벨 전 대통령을 기리는 ‘사하로프상’ ‘하벨 인권상’도 잇따라 수상했다.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노벨 위원회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노벨 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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