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에 태어난 11살 하음이의 ‘마지막 선물’…4명 살리고 세상 떠나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2월 23일 16시 59분


승무원을 꿈꾸던 11살 여아가 뇌수막염으로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떠났다. 기증자 김하음(11) 양.(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승무원을 꿈꾸던 11살 여아가 뇌수막염으로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떠났다. 기증자 김하음(11) 양.(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크리스마스 이브에 태어난 어린이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23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7일 충남 천안시 순천향대 천안병원에서 김하음 양(11)이 폐, 간, 양측 신장을 기증했다고 밝혔다. 김 양은 올해 8월 병원에서 뇌수막염을 진단받은 뒤 치료했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가족들은 중환자실 대기실에서 장기기증 포스터를 보게 됐고 김 양의 몸 상태가 악화해 회복하기 어렵다는 의료진의 말을 듣고 포스터를 떠올렸다. 가족들은 “하음이가 이 세상에 주는 마지막 선물로 수혜자가 건강을 찾는다면 위안이 될 것 같다”며 장기기증에 동의했다.

김 양은 크리스마스 전날 충남 천안시에서 1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가족에게 사랑한다고 자주 말하던 애교 넘치는 아이였고, 사람들 앞에서 춤추는 걸 좋아했다. 김 양은 여행을 좋아해 여러 나라를 다닐 수 있는 승무원을 꿈꿨다. 김 양의 어머니는 “우리 다음에 꼭 다시 만나서 오래오래 함께 지내자. 너무 보고싶고 사랑해”라며 작별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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