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기경들, 바티칸 집결해 교황 장례·콘클라베 절차 논의
유 추기경, 외신이 꼽은 ‘아시아 첫 교황’ 후보 중 한 명
유흥식 추기경(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뉴스1
유흥식 추기경이 차기 교황 선출과 관련된 외신 질의에 “주님 앞에는 동쪽도 서쪽도 없다”며 인종·국적보다 중요한 가치가 교황 선출 기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유 추기경은 22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외신 질의에 콘클라베가 길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차기 교황이 아시아인 가운데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세계 추기경들은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절차와 콘클라베(교황 선출을 위한 비밀 투표) 계획 등을 논의하기 위해 바티칸에 집결했다.
유 추기경은 차기 교황 후보군 중의 한 명으로 꼽힌다. 교황청 소식에 밝은 이탈리아 최대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는 22일 특집 기사에서 △피에트로 파롤린 △페테르 에르되 △마테오 주피 △프리돌린 암봉고 베숭구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등 11명과 함께 유 추기경을 포함했다.
이외 와이어드이탈리아판을 비롯한 몇몇 매체에서도 유 추기경을 차기 교황 후보에 포함했다. 특히 와이어드는 유 추기경을 승계 순위 10위로 전망했다.
이번 콘클라베는 비(非)백인 교황 선출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교회의 ‘탈유럽화’를 기치로 내걸었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시아·아프리카 등 ‘변방’ 인사들을 대거 기용했으며 역대 교황 가운데 가장 많은 89명의 비유럽권 추기경을 임명했다. 이번 콘클라베에서 투표권을 가진 추기경 135명 가운데 108명이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서임돼 그의 유지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바티칸이 소위 ‘아시아 쿼터’로 첫 아시아인 교황을 선출할 경우 유 추기경이 필리핀의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을 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타글레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추기경 가운데 최고 서열인 추기경 주교단에 임명되는 등 교황청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해왔으며 ‘아시아의 프란치스코’로 불리는 등 프란치스코 교황의 핵심 측근으로 분류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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