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럽 갈등 반영하듯 기싸움
트럼프, 과거 佛통역없는 대화 불만
마크롱, 트럼프 말끊고 주장 펴기도
악수부터 신경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회담 직전 취재진 앞에서 악수하고 있다. 두 정상은 이날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방식과 시기,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여부 등을 놓고 상당한 이견을 보였다. 또 17초간 손을 꽉 쥐고 악수하는 등 내내 신경전을 벌였다. 워싱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4일 정상회담에서 손을 꽉 잡는 거친 악수를 나누며 집권 1기 때 펼쳐졌던 ‘악수 대결’을 재연했다. 이날 두 정상은 워싱턴 백악관 입구에서 만나자마자 상대의 손을 꽉 잡은 채로 17초간 악수를 나눴는데, 2017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벌어졌던 ‘악수 신경전’이 또 한번 반복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시 두 정상은 손가락 관절 마디가 하얗게 변할 정도로 강한 악수를 나눠 큰 화제가 됐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은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을 둘러싼 미국과 유럽의 갈등을 반영하듯 악수뿐 아니라 대화에서도 노골적인 기 싸움을 이어갔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1기 때 프랑스 파리 에펠탑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함께 식사한 일화를 끄집어냈다. 당시 마크롱 대통령이 통역도 없이 프랑스어로 대화를 이어나가 자신이 고개만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 그러면서 “(마크롱이) 나를 제대로 팔아먹었다. 다음 날 신문을 읽어보니 우리가 대화한 내용이 아니었다. 정말 영리한 사람”이라고 농담을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중간에 끊고 영어로 자신의 주장을 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광물 자원을 얻어야 한다며 “유럽은 우크라이나에 돈을 빌려주고 돌려받는다”고 하자 마크롱 대통령은 이 발언이 끝나기도 전에 영어로 “아니다. 분명히 말하지만 (우크라이나에) 실제로 지원금을 지급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난 상관없다. 유럽은 돈을 돌려받고 우리는 그러지 않았지만 이제 우리도 돌려받는다”고 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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