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성향 폭스뉴스 공동 인터뷰
머스크의 연방정부 구조조정 비판에, 트럼프 “그보다 똑똑한 사람 없어”
머스크 “난 대통령 사랑한다” 화답… 진행자 “마치 형제 인터뷰 하는 듯”
美법원, ‘머스크 권한정지’ 신청 기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DOGE) 수장 겸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18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폭스뉴스와 동반 인터뷰를 가졌다. 지난달 20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두 사람의 첫 공동 인터뷰다.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진행된 인터뷰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에 대한 신뢰와 지지를 분명히 나타내며 힘을 실어줬다. 폭스뉴스 유튜브 화면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 ‘퍼스트 버디(first buddy·1호 친구)’로 불리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겸 정부효율부(DOGE) 수장과 함께 첫 공동 언론 인터뷰에 등장했다. 보수성향 폭스뉴스에서 방영한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정부 구조조정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머스크의 월권 논란 등에 대해 “언론이 우리 둘 사이를 이간질하고 있다”고 적극 반박했다. 머스크도 “난 대통령을 사랑한다”고 화답하며 끈끈한 ‘브로맨스’를 보여줬다.
● “머스크보다 똑똑한 사람 없어”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촬영한 이날 인터뷰 내내 머스크를 “나라를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극찬하며 그에게 전폭적인 힘을 실어줬다. 진행자 숀 해니티가 “마치 두 형제를 인터뷰하는 것 같다”고 말할 정도였다.
“언론은 둘이 서로 싫어하길 바라는 것 같다”는 해니티의 지적에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 일론이 내게 전화를 걸어 ‘그들(언론)이 우리를 갈라놓으려 한다’고 말해 나는 ‘절대 안 돼’라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들은 ‘속보입니다. 트럼프가 대통령직을 머스크에게 넘겼습니다’라고 했다”며 “정말 형편없고 나쁜 짓”이라고 쏘아붙였다. 최근 시사주간지 타임이 표지 사진으로 머스크가 백악관 집무실에 앉은 합성 사진을 싣는 등 주요 매체들이 머스크의 월권을 비판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이를 반박한 것.
또 트럼프 대통령은 DOGE를 이끌 사람으로 “머스크보다 똑똑한 사람을 찾아 사방을 뒤졌지만 없었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서명한 행정명령 수십 건을 시행하는 데 머스크가 중요한 역할을 맡았고, DOGE에서 “100명의 천재”와 함께 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머스크는 인터뷰 도중 재킷을 열어젖히고 ‘기술 지원(TECH SUPPORT)’이란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보여줬다. 이어 그는 “난 대통령에게 기술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이곳에 있다”며 “DOGE 팀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실제로 수행되는지 확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머스크를 둘러싼 이해 상충 논란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DOGE 결정에 이해 충돌이 있다면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자신이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의무화’ 정책을 폐지해 테슬라가 큰 타격을 입을 것이지만 “머스크는 옳은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단언했다. 머스크 역시 “나는 대통령에게 아무것도 요청한 적이 없다”며 “(이해 충돌 시) 기피하겠다”고 호응했다.
● “거대 관료 집단, 트럼프 행정부 방해”
DOGE의 연방정부 구조조정이 미국 헌법을 위반했다는 비판에 맞서 두 사람이 ‘연합전선’을 구축했다는 평가(영국 가디언)가 나온 가운데, 머스크는 DOGE의 목표가 약 2조 달러에 이르는 연방 재정 적자를 1조 달러(약 1440조 원) 줄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DOGE가 납세자 정보에 무단으로 접근한다는 비판에 대해선 납세자들을 향해 “사회보장제도는 예산 삭감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응수했다.
머스크는 “대통령은 국민이 선출한 대표자이기 때문에 국민의 의지를 대변한다”며 “만약 관료 집단이 대통령의 명령을 막는다면 그건 민주주의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머스크는 자신을 ‘선출되지 않은 권력’으로 비판하는 것과 관련해 “선출되지 않은 수천 명의 연방 공무원에 대해 더 걱정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주요 정부 부처와 기관이 몰려 있는 미국 수도 워싱턴 유권자의 92%가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에게 투표했다는 통계를 인용하며 “거대한 연방 관료 조직이 트럼프 행정부에 완강하게 반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워싱턴 연방법원은 이날 민주당 소속 14개 주(州) 법무장관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머스크와 DOGE의 관련 권한을 중지해 달라”는 신청을 기각하며 일단 머스크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정당한 문제 제기라면서도 ‘긴급 중지’의 필요성을 충분히 소명하지 못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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