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라파 공격 임박…하마스, 왼손 절단된 인질 영상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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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4월 25일 11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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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텔레그램 채널에 공개한 미국계 이스라엘인 인질 허시 골드버그-폴린의 모습이 담긴 영상. 하마스 피랍 인질 가족 단체 ‘Bring Them Home Now’ 엑스(X·옛 트위터) 캡처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텔레그램 채널에 공개한 미국계 이스라엘인 인질 허시 골드버그-폴린의 모습이 담긴 영상. 하마스 피랍 인질 가족 단체 ‘Bring Them Home Now’ 엑스(X·옛 트위터) 캡처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왼손이 절단된 모습의 미국계 이스라엘인 인질 영상을 공개했다. 이번 영상은 하마스 최후 보루인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 대한 이스라엘의 진입 작전이 임박한 가운데 공개돼, 하마스가 이스라엘 안팎에 협상 지지 여론을 조성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24일(현지시간) 하마스는 텔레그램 채널에 미국계 이스라엘인 허시 골드버그-폴린의 모습이 담긴 약 3분 길이 영상을 올렸다. 골드버그-폴린은 지난해 10월 7일 새벽 슈퍼노바 음악 축제가 열린 이스라엘 남부 레임의 키부츠(집단농장) 인근에서 하마스 무장대원들에게 납치돼 가자지구로 끌려갔다.

골드버그-폴린은 영상에 왼쪽 손목 위쪽이 절단된 상태로 등장했다. 그는 자신의 신분과 생년월일, 부모의 이름 등을 밝힌 뒤 “인질들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달라”고 이스라엘 정부에 요청했다.

이어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70명의 인질이 목숨을 잃었다”며 휴전 제안을 거부한 이스라엘을 비판했다. 그는 “피랍 당시 누구도 자신들을 도와주지 않았다”며 “하마스의 인질극을 방치하고 200일 동안 구출하지 못한 것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정부는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상에 촬영 날짜가 명시되진 않았지만 그가 “약 200일 동안 지옥에서 살고 있다”고 언급한 점을 고려하면 비교적 최근에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은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지 201일째 되는 날이다.

골드버그-폴린의 왼손은 피랍 당시 절단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하마스 대원들은 골드버그-폴린 등이 은신했던 건물에 수류탄을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인질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이를 두고 이스라엘 당국은 교묘한 심리전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하마스가 이번 영상을 라파 공격이 다가오는 시점에 공개한 건, 군사작전이 아닌 협상으로 인질을 먼저 구출해야 한다는 이스라엘 안팎의 여론 조성을 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상이 공개된 이후 골드버그-폴린의 가족은 “더는 시간을 허비할 수 없다. 인질 석방이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며 휴전 협상에 참여한 지도자들에게 협상 타결을 촉구했다.

하마스는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 남부에 침투해 250여 명을 인질로 끌고 갔다. 인질 가운데 100여 명은 같은 해 11월 일시 휴전 기간에 풀려났지만, 나머지는 아직 돌아오지 못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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