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의 해’ 문 연 방글라데시, 야권 보이콧 속 총선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월 8일 03시 00분


코멘트

現총리 5선 확실시… 野 “부정선거”
투표장 겨냥 방화사건 20여건 발생

투표 보이콧 촉구하는 방글라데시 野 지지자 방글라데시 총선을 이틀 앞둔 5일 수도 다카에서 야권 의원들과 지지자들이 유권자들의 ‘투표 보이콧’을 촉구하는 시위를 하며 행진하고 있다. 다카=AP 뉴시스
투표 보이콧 촉구하는 방글라데시 野 지지자 방글라데시 총선을 이틀 앞둔 5일 수도 다카에서 야권 의원들과 지지자들이 유권자들의 ‘투표 보이콧’을 촉구하는 시위를 하며 행진하고 있다. 다카=AP 뉴시스
올해에만 76개국에서 대선 및 총선이 치러지는 가운데, 7일 치러진 방글라데시 총선이 ‘슈퍼 선거의 해’의 문을 열었다. 야권이 유권자들의 투표를 만류하는 ‘선거 보이콧’ 속에 치러진 총선 결과 셰이크 하시나 총리의 5선이 확실시된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방글라데시에서는 이날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국회의원 300명 중 선거가 연기된 1곳을 제외한 299명을 새로 뽑는 총선이 실시됐다. 방글라데시는 지역구 300석을 선출하고, 정당별 득표율에 따라 여성 의원 50석을 추가로 배분한다.

이번 총선은 야권의 거센 반발 속에 진행됐다. 제1야당인 방글라데시민족주의당(BNP)과 일부 군소 정당은 “총리가 이전 두 번의 총선처럼 부정을 저지를 가능성이 크다”며 총리 사퇴와 중립 과도정부의 선거 주관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정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총선을 강행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BNP 등은 6일부터 48시간 동안 전국적인 선거 거부운동에 나섰다. 그 결과 이날 투표율은 투표 종료 1시간 전까지 27.15%에 그쳤다. 하시나 총리가 이끄는 여당 아와미연맹(AL)의 일방적 승리가 될 것으로 예상돼 유권자들이 아예 투표장에 가지 않은 것이다. 아울러 총선 이틀 전인 5일부터 지금까지 전국 투표장을 겨냥한 방화 사건도 20건 이상 발생했다.

하시나 총리는 1996∼2001년 총리를 지낸 뒤 2009년 재집권에 성공해 현재까지 3차례 연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권위주의적 통치 행태로 안팎에서 상당한 비판을 받고 있다. 하시나 총리는 이날 투표를 마친 뒤 “선거의 신뢰성을 누구에게도 증명할 필요가 없다”며 “중요한 건 국민들이 선거 결과를 받아들일지 여부”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방글라데시#총선#보이콧#야권 반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