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병원에 낸다”…3000만 인플루언서의 ‘가짜 기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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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1월 6일 14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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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기부 논란의 중심에 선 키아라 페라니. 키아라 페라니 인스타그램 캡처
가짜기부 논란의 중심에 선 키아라 페라니. 키아라 페라니 인스타그램 캡처

이탈리아 출신인 세계적인 패션 인플루언서 키아라 페라니(36)가 ‘가짜 기부’ 논란으로 광고계에서 퇴출될 위기에 처했다.

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에 따르면 최근 코카콜라는 페라니를 모델로 내세운 TV 광고를 철회했다. 해당 광고는 이탈리아의 국민 가요제인 ‘산레모 가요제’ 개막 직전인 이달 말부터 방송될 예정이었다.

최근에는 이탈리아 안경테 제조업체 사필로 또한 페라니와의 라이선스 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페라니의 이같은 계약 해지에는 이탈리아 반독점 당국이 지난달 페라니에게 107만 5000유로(약 15억 5000만 원), 제과업체 발로코에 42만유로(약 6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 당국은 페라니가 발로코와 짜고 소비자를 기만했다고 봤다.

페라니는 2022년 11월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사고 어린이 병원에 기부도 하자”며 제과업체 발로코와 손잡고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출시했다. 케이크 디자인은 자신이 직접 맡았다고 소개했다. 그의 디자인 라벨이 붙은 이 케이크는 통상 가격의 배 이상인 개당 9유로(약 13000원)에 판매됐다.

하지만 이탈리아 반독점 당국이 조사한 결과 크리스마스 케이크 판매금은 어린이 병원으로 기부되지 않았다.

가짜기부 논란의 중심에 선 키아라 페라니. 키아라 페라니 인스타그램 캡처
가짜기부 논란의 중심에 선 키아라 페라니. 키아라 페라니 인스타그램 캡처

당국에 따르면 기부금은 발로코가 케이크 출시 몇 달 전에 어린이 병원에 기부한 5만 유로(약 7,200만 원)가 전부였고 케이크 판매금은 기부하지 않은 것이다.

페라니는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홍보하는 조건으로 발로코 측으로부터 100만 유로(약 14억 4000만 원) 이상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가 공표되자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까지 비판의 목소리를 낼 정도로 논란이 일었다.

이에 페라니는 지난달 1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과 영상을 올렸다. 그는 “상업적 활동과 자선 활동을 연계하는 선의의 실수를 저질렀다”며 “어린이 병원에 100만 유로를 기부하겠다”고 뒤늦게 밝혔다.

페라니는 3000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한 ‘슈퍼 인플루언서’로 평가받고 있다. 2017년엔 포브스가 선정한 전 세계 패션 인플루언서 순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가짜 기부 논란으로 이미지에 결정적인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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