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선 유력’한 푸틴…“대선 미루자”는 젤렌스키

  • 뉴시스
  • 입력 2024년 1월 4일 10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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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은 지구촌 선택의 해다. 47개국에서 대통령 선거나 총선거 등이 치러진다. 미국과 러시아, 인도, 인도네시아, 대만, 멕시코 등에서 20억여명이 투표장으로 향한다. 선거 결과에 따라서 국제 질서와 시대의 균형추가 흔들릴 수 있다. 미국 민주주의 뿐 아니라 세계의 경제와 안보를 좌우할 미국 대선, 미-중 대리전으로 불리는 대만 총통선거, 사실상 ‘푸틴 제국의 대관식’이 될 러시아 대선과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3연임을 결정할 인도 총선 등이 굵직한 선거다. 공감언론 뉴시스는 새해를 맞아 주요국 선거의 판세를 분석하고 전망하는 기획물 [지구촌 선택 2024]를 5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 주]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올해 유럽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선거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통령 선거다. 2022년 2월 전쟁을 시작한 이 두 국가는 올해 나란히 대선이 예정돼 있다. 선거 결과는 국제 정세와 함께 러·우 전쟁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크라이나의 경우 전시 계엄령 중이어서 대선이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 유럽연합(EU) 의회 선거, 영국 총선 등도 주목할 만한 선거다.

◆러시아 3월 대선…푸틴 5선 유력

러시아 대선일은 3월17일이다. 러시아는 올해 처음으로 사흘 간 대선을 실시, 같은 달 15일부터 17일까지 투표를 진행한다. 2022년 강제병합한 우크라이나 4개 점령 지역(루한스크, 도네츠크, 헤르손, 자포리자)도 투표에 참여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5선이 유력하다. 푸틴 대통령은 80% 안팎의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선거를 100일 앞둔 지난해 12월8일 5선 도전을 공식화했다. 이어 대형 연례 행사인 마라톤 연말 기자회견을 지난달 14일 2년 만에 개최했다. 4시간 4분 간 진행된 이 행사는 그의 출마 선언을 방불케하는 자리였다. 푸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목표가 달성돼야 전쟁이 끝날 것”이라는 점도 못박았다.

푸틴 대통령은 2000년, 2004년, 2018년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2012년엔 집권당인 통합러시아당 후보로 도전했었다. 지난 1일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대선 후보 등록 서류 마감 결과 이번엔 자신을 제외한 무소속 후보 2명 및 정당 소속 후보 8명과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할 경우 그의 집권 기간은 일단 30년이 넘어간다. 그는 2020년 개헌을 통해 대통령 임기를 4년에서 6년으로 늘리고 3연임이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사실상 종신 집권의 길을 열었다. 5선 공식 임기(6년)는 2030년까지이지만, 3연임을 가정하면 2036년까지 집권이 가능하다.

푸틴 대통령은 2000년 첫 대통령 당선 이후 지금까지 대통령 4번과 총리 1번을 지내며 24년을 집권했다. 그는 1952년 10월7일생으로, 올해 72세가 됐다.

◆우크라, 전시 계엄령에 미정…젤렌스키 “선거할 때 아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임기는 올해 5월까지다. 그는 2019년 5월20일 5년 임기인 우크라이나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원래대로라면 오는 3월31일 대선을 치러야 한다. 우크라이나는 헌법에서 대통령 임기 5년차인 3월 마지막 일요일에 선거를 치르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헌법 상 계엄령 중엔 선거가 금지돼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본격적인 침공을 받은 2022년 2월24일 계엄령을 선포해 계속 연장하고 있다. 법을 개정하지 않는 이상 선거를 연기해야 하는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지금은 선거를 하기에 적절한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올해 2월14일까지로 계엄령을 90일 연장할 것을 의회에 요청했다. 우크라이나 국민들 역시 80% 정도가 전쟁이 끝나기 전 선거를 여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변수는 미국 공화당을 비롯한 국제사회 일각의 압박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 영웅’으로 전 세계의 관심과 응원을 받았지만 지금은 그 지지세가 한층 꺾인 모양새다. 기대됐던 이른바 지난해 6월 ‘대반격’이 소기의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전쟁이 교착 상태로 장기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대선은 미국 공화당의 우크라 지원 추가 예산안 반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하마스 전쟁 발발, 전쟁자금 유용 등 내부 부패 문제 등 안팎의 난관과도 얽혀 있다.

선거가 언제 열릴 지는 미지수이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연임에 도전할 의향을 시사한 바 있다. 그의 지지율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권력을 계속 유지하더라도 올해 11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그의 입지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리턴 매치가 예상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러-우 전쟁과 관련해 “단 하루 만에 끝낼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바람과는 반대로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영토를 내주고 종전을 압박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EU, 6월 의회 선거…英 연내 조기총선 ‘정권교체’ 주목

이 외에 유럽 많은 국가에서 올해 총선과 대선, 지방선거 등이 치러진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에 따르면 유럽 국가들은 올해 9번의 총선을 치르고, 이 중 4번은 정부나 정책 방향에 주목할 만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포르투갈(3월10일), 오스트리아(9월), 리투아니아(10월6일) 총선 등이다. 가장 중요한 영국도 2025년 1월까지인 총선을 앞당겨 올해 중으로 조기 총선을 실시할 예정이다. 리시 수낵 총리의 영국 보수당은 최근 여론조사들에서 제1야당 노동당에 크게 뒤처져 있다.

또한 6월 6~9일엔 유럽연합(EU) 의회 선거가 실시된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도 교체된다.

EU의회 선거는 1979년 첫 직접 선거 이후 10번째 선거이며, 브렉시트(Brexit) 이후 첫 선거다. 27개 회원국 4억 명이 넘는 유권자가 EU의원 720명을 뽑는다. 인도 다음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민주주의 선거다.

올해 대선을 치르는 유럽 국가는 핀란드(1월28일), 슬로바키아(3월17일), 북마케도니아(4월24일), 리투아니아(5월12일), 아이슬란드(6월1일), 몰도바(가을), 루마니아(11월), 크로아티아(12월) 등이다.

폴란드(4월)와 영국(5월2일)를 비롯해 벨기에, 보스니아, 아일랜드, 몰타, 루마니아, 러시아 등의 지방선거도 예정돼 있다.

이탈리아, 슬로바키아, 네덜란드 등에 이어 극우 바람이 어디까지 휘몰아칠 지가 관심사다. 선거 결과에 따라 러-우 전쟁, 이민, 기후 등 주요 정책 향방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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