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시다, 오늘 4각료 교체…“하야시 등 모두 아베파外 경험자 기용”

  • 뉴시스
  • 입력 2023년 12월 14일 10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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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각 2인자에 기시다파…다른 3명도 아소파, 무파벌, 소수 파벌
하야시 "매우 어려운 상황 속 힘 확실히 발휘해 성심성의껏 노력"

자민당 파벌의 정치자금 파티를 둘러싼 문제와 관련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4일 아베파 4명의 각료를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한다. 공통점은 모두 각료를 지낸 이력이 있는 ‘경력자’ 출신으로 아베파 이외의 당내 다른 파벌이나 소수 파벌에 속해있다는 점이다.

14일 NHK, 지지(時事)통신 등 현지 언론보도를 종합하면 아베파 소속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 스즈키 준지 총무상, 미야시타 이치로 농림수산상이 이날 오전 기시다 총리에게 사표를 제출했다. 사실상 경질성 인사라 할 수 있다.

마쓰노 관방장관은 회견에서 “국민의 정치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국정에 지체가 생기지 않도록 ‘직을 사임하고 싶다’ 라고 총리에게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니시무라 경제산업상은 사표 제출 후 기자들에게 “정치자금에 대해 국민의 우려를 불러, 정치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어 (사퇴로) 매듭을 짓겠다”고 말했다.

◆하야시 등 각료 출신자만 발탁…내년 정기국회 대비·정권 재건 도모


후임으로는 관방장관에 기시다파 소속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62) 전 외무상이 기용됐다. 경제산업상에는 당내 어느 파벌에 속하지 않고 있는 사이토 겐(?藤健·64) 전 법무상이 임명됐다. 총무상에는 아소파 소속인 마쓰모토 다케아키(松本剛明·64) 전 총무상이, 새 농림수산상으로는 당내 소수 파벌인 모리야마파 소속 사카모토 데쓰시(坂本哲志·73) 전 지방창생담당상이 각각 발탁됐다.

새 각료들은 이날 오후 왕궁에서의 일왕 인증식을 거쳐 정식 임명됐다. 하야시 관방장관은 총리관저에서 별도 기자회견을 연다. 기시다 총리도 각료교체 인사의 목적 등을 기자단에게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할 전망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마쓰노 히로카즈를 대신해 관방장관에 기용하는 하야시 내정자는 ‘포스트 기시다’의 유력 후보로 총리도 일정한 경계감을 가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며 “그럼에도 하야시 내정자에게 의지한 것은 풍부한 각료 경험과 안정적인 답변 능력에 대한 기대가 있었던 데다 다른 선택지가 부족했기 때문이다”라고 짚었다.

하야시 신임 관방장관은 기업 출신으로 중의원 1회·참의원 5회 당선 이력이 있다. 도쿄대학 법학부를 졸업하고 미쓰이물산 입사 후 미 상원 의원실에서 보좌관, 일본 중의원 비서로 근무했다. 1995년 참의원 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한 뒤 내각부 부대신, 방위상, 농림수산상, 문부과학상. 교육재생담당상, 외무상 등을 지냈다.

사이토 신임 경제산업상은 국가 공무원 출신의 중의원 5선이다. 도쿄대학 경제학부 졸업 후 통산성, 경제산업성을 거쳐 사이타마현 부지사를 역임했다. 2009년 중의원 의원에 당선된 후 환경대신 정무관, 농림수산부대신, 농림수산대신, 자민당 단체총국장, 법무상을 역임했다.

마쓰모토 신임 총무상은 의원 비서 등의 출신으로 중의원 8선 중진이다. 도쿄대학 법학부 졸업 후 일본흥업은행(현 미즈호은행) 입행 후 방위청 장관 비서관, 중의원 비서를 지내다가 2000년 6월 중의원 의원에 당선됐다. 이후 민주당 정책조사회장, 중의원 운영위원장, 외무 부대신, 민주당 간사장 대리, 민주당 정책조사회장대행 등을 맡고 2015년 11월 민주당을 탈당해 2017년 9월 자민당에 입당했다. 자민당 소속으로 중의원 외무위원장, 총무상을 지냈다.

사카모토 신임 농림수산상은 의원 출신으로 중의원 7선이다. 주오대학 법학부 졸업 후 구마모토일일신문 기자로 일한 후 구마모토현 의회 의원으로 지방 의회에서 활동했다. 2003년 중의원 의원 당선 후 2007년 12월 자민당에 입당했다. 총무대신 정무관, 총무 부대신 겸 내각부 부대신, 중의원 농림수산위원장, 자민당 지방 조직·의원 총국장, 1억총활약(일본 인구 1억명 유지를 위한 내각부의 특명 담당 장관)·저출산대책·지방창생담당 대신 등을 맡았다.

NHK는 이 같은 내각 교체 인사에 대해 “모두 아베파 이외의 파벌 또는 파벌에 소속되어 있지 않은 각료 경험자”라며 “아베파 이외의 각료 경험자를 기용해 체제의 재건을 도모할 생각”이라고 평가했다.

하야시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매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제가)가진 힘을 확실히 발휘할 수 있도록 성심성의껏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른 신임 각료들도 이날 기시다 총리와 관저에서 면담을 한 후 향후 정책 구상을 밝혔다.

마쓰모토 총무상은 “기시다 총리로부터 ‘지금까지의 축적을 살려 총무 행정에 임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총무성은 담당 분야가 넓고, 각 분야에서 시대가 크게 움직이고 있다. 긍정적인 정책을 펼쳐 국민 여러분께 오늘보다 내일이 나아질 수 있는 정책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자신의 정치자금에 대해서는 “모든 수입, 지출을 정치자금법에 따라 적정하게 처리하고 있다”고 답했다.

사이토 경제산업상은 “인구가 줄고 고령화되는 가운데 일본의 경제, 산업의 힘이 앞으로 쇠퇴해 가는 것에 엄청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며 “경제산업성의 현 간부는 예전의 제 부하들이 많이 일하고 있기 때문에 좋은 의사소통으로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카모토 농림수산상은 “기시다 총리로부터 ‘신뢰하고 있으니 부탁한다’ 라고 들었다. 급전직하, 이렇게 되었는데 농림수산업에 매우 중요한 국면이다. 식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정책을 제대로 국민에게 제시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NHK는 “기시다 총리로서는 일련의 인사를 통해 내년도 예산안 등 중요한 정책 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체제 재건을 도모하는 동시에 국민의 신뢰 회복으로 이어갈 생각이다”라고 보도했다.

지지통신은 “새 각료에는 안정감 있는 각료 경험자를 기용했다. (기시다)총리는 새로운 포진으로 2024년도 예산안의 편성 작업을 진행시켜 정권 재건에 전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전망했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기시다 총리가 “각료 경험자를 재등판시켜 2024년 정기국회에서의 심의에 대비”하기 위한 의도라고 분석했다.

◆자민 당 간부직에서도 ‘아베파’ 잇달아 사퇴

한편 자민당 내에서는 아베파 소속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정무조사회장과 다카기 쓰요시(?木毅) 국회대책위원장이 사임 의사를 굳혀 교체 시기와 후임자 인선이 진행되고 있다.

하기우다 정조회장은 기시다 총리에게, 다카기 국회대책위원장은 모테기 도시미쓰 간사장에게 각각 사표를 제출했다. 후임 국회대책의원장에는 무파벌인 하마다 야스카즈 전 방위상 기용이 검토되고 있다.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자민당 참의원 간사장도 이날 세키구치 마사카즈 참의원 회장에게 사표를 제출해, 향후 자민당 참의원 집행부가 후임 인선에 착수할 예정이다.

기시다 총리는 각료 교체에 앞서 이날 오후 관저에서 연립여당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와 회담하고 향후 정권 운영을 협의했다.

하기우다 정조회장 등 사의를 표명한 자민당 간부에 관해 “(기시다 총리는)22일까지 정부·여당에서 여러가지 결정사항이 있기 때문에 거기까지는 계속 맡아주고, (인사는) 그 후에 생각하고 싶다”고 밝혔다고 야마구치 대표가 회동 후 전했다.

이밖에 아베파 부대신(차관) 5명도 이날 사표를 제출했다. 기시다 총리는 6명의 정무관(차관급)에 대해서는 본인의 의향 등을 감안해 가능한 한 빠른 타이밍에 일부를 교체하는 방향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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