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최악의 스모그 없애려 ‘인공 강우’ 계획 중

  • 뉴시스
  • 입력 2023년 11월 14일 15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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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오드화은 입자 뿌려 얼음결정 생성하는 '클라우드시딩'
과학자들 "인공 강우는 임시방편…신중히 결정해야"

인도 수도 뉴델리의 하늘이 독성 스모그로 덮인 지 수 일이 지나는 가운데, 인도 환경부가 대기 오염 수준을 낮추기 위해 ‘클라우드시딩(cloud seeding)’을 통한 인공 강우를 고려하고 있다고 영국 BBC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프로젝트의 실현 여부는 인도 대법원과 여러 연방 부처의 승인을 받는 데 달려있다. 프로젝트가 승인되면 기상 상황에 따라 이달 말에 시행될 수 있다.

뉴델리에서 대기 오염에 대한 해결책으로 클라우드시딩이 제안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시행되지 않았던 이유는 그 효과가 완전히 입증되지 않은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작업이며 환경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클라우드시딩은 구름의 수분이 응결되는 속도를 높여 비를 내리게 하는 기술이다. 비행기나 지상의 분사 장치를 사용해 요오드화은이나 염화은과 같은 입자를 뿌리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분사된 입자는 얼음의 핵 형성 입자 역할을 해 구름에 얼음 결정이 형성되도록 한다. 이후 구름 속 수분이 얼음 결정에 달라붙어 응결되는 것이다.

인공 강우 프로젝트는 인도공과대학(IIT)의 연구진에 의해 설계됐다. 프로젝트는 오는 20일과 21일 사이에 약 300㎢에 걸쳐 진행된다.

BBC는 프로젝트를 이끄는 과학자 마닌드라 아그라왈이 “해당 날짜에 델리를 완전히 덮을 만큼 구름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대기 오염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대기질과 건강에 관한 독립 연구원인 폴라쉬 무커지는 “구름에 적당한 수분과 습도가 있어야 얼음핵이 형성될 수 있다”라며 “풍속과 같은 부차적인 요인도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인공 강우는 대기 오염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무커지는 “인공 강우가 대기의 오염 수치를 즉시 낮출 수는 있지만 48~72시간 이내에 수치가 다시 높아진다”라며 “클라우드시딩은 임시방편적인 해결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인공 강우 프로젝트를 즉흥적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라며 “기상학자, 대기질 정책 전문가, 역학자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팀을 만들어 철저한 검증을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뉴델리를 덮은 독성 스모그로 인해 정부 당국은 학교에 일시적 휴교령을 내리고 공해가 발생하는 공사 현장의 작업을 중단시키는 등 대기 오염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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