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성학대 피해자 외침 들어야…평화중재자 유럽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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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세계청년대회 참석을 위해 포르투갈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톨릭교회 내 성학대 피해자들의 절규를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유럽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평화조정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일 (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AFP통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리스본 제로니무스 수도원에서 열린 미사에서 가톨릭교회의 성학대가 교회를 망가뜨리고 실망과 분노를 불러일으켰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충격적인 성추문들은 “우리에게 겸손하게 계속 정화할 것을 촉구한다”며 “그 시작은 성학대 피해자들의 고통스러운 외침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는 6일까지 포르투갈에서 일정을 소화하며 학대 피해자들과 비공개로 만날 예정이다.

앞서 지난 2월14일 포르투갈 가톨릭교회 내 학대를 조사하는 독립 위원회는 1950년 이후 최소 4,815명의 미성년자가 가톨릭교회 성직자로부터 성적 학대를 당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중 가해자의 77%는 성직자였으며, 피해자 57%가 남성, 평균나이는 11.2세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특히 교회측이 이를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것으로 조사돼 파장이 컸다.

이에 성학대 피해자 지지단체는 프란치스코 교황 방문에 맞춰 리스본에 “포르투갈 가톨릭 교회에 의해 학대당한 아동 4,800명 이상”이라고 적힌 광고를 게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또 이날 포르투갈 정부 관계자들과 각국 외교관들을 상대로 연설하며 유럽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할 수 있는 평화의 길과 창의적인 방법을 세계에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는 가교이자 평화조정자(peacemaker) 역할을 하는 유럽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세계청년대회는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10대에서 20대 초반의 젊은 가톨릭 신자들을 위해 창시한 날로, 해마다 동등하게 각 지역의 교구에서 주최한다. 행사는 2년 또는 3년마다 거의 일주일 동안 열린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인해 2019년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6월 탈장 수술의 여파로 이날 주로 휠체어를 타고 이동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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