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때린 8세 초등학생…수갑 채워 체포하는 美경찰 영상 재조명

  • 동아닷컴
  • 입력 2023년 8월 1일 14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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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미국 플로리다주 키웨스트 경찰이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를 때린 8세 학생에게 수갑을 채우고 있다. 벤 크럼프 트위터 캡처
2018년 미국 플로리다주 키웨스트 경찰이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를 때린 8세 학생에게 수갑을 채우고 있다. 벤 크럼프 트위터 캡처
최근 국내에서 학생이 교사를 폭행하는 등의 교권 침해가 잇따른 가운데, 5년 전 미국 경찰이 교사를 때린 초등학생에게 수갑을 채워 체포하는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31일 국내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 및 소셜미디어에는 ‘교사 가슴을 친 미국 학생’이라는 제목으로 2018년 미국 플로리다주 키웨스트 경찰이 한 초등학교에서 8세 학생을 체포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확산했다. 이 영상은 2020년 미국 인권 변호사 벤 크럼프가 입수해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것이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의 보디캠 촬영본으로 알려진 해당 영상을 보면 경찰관 2명은 아이에게 “너는 곧 감옥에 가게 된다. 일어나서 손을 뒤로 하라”고 말한 뒤 아이의 몸을 수색한다.

미국 플로리다주 키웨스트 경찰이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를 때린 8세 학생의 몸수색을 하고 있다. 벤 크럼프 트위터 캡처
미국 플로리다주 키웨스트 경찰이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를 때린 8세 학생의 몸수색을 하고 있다. 벤 크럼프 트위터 캡처
경찰은 곧이어 아이 양손을 등 뒤로 보내 수갑을 채운다. 아이가 울기 시작했지만 경찰은 수갑을 채운 채 아이를 학교 밖으로 데리고 나간다.

경찰은 아이를 연행하는 과정에서 “이게 아주 심각한 일이라는 걸 알았지?”라며 “나도 네게 이렇게 하고 싶지 않아. 문제는 네가 실수했다는 거야”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넌 실수를 반성하고 성장할 시기야. 앞으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마”라고 당부한다.

뉴욕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당시 경찰은 “아이가 교사의 가슴을 주먹으로 때렸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교사가 급식실에서 아이에게 제대로 앉으라고 지적하며 의자에 앉히려 하자 아이는 “내 몸에 손대지 말라”며 교사를 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사가 아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급식실 밖으로 데리고 나가자 아이는 교사에게 “우리 엄마가 당신의 엉덩이를 때릴 거야” 등의 말을 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아이는 폭행죄 혐의로 구치소에 몇 분간 수감됐으며 머그샷까지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을 본 국내 누리꾼들은 “교권 회복을 위해 국내 도입이 시급하다” “이런 게 제대로 된 교육 아닐까” “어릴 때부터 잘못하면 벌 받는다는 것을 확실히 교육해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교권도 중요하지만 아이에게 트라우마가 생길 것 같다” “수감은 너무한 것 같다” 등 우려하는 반응도 나왔다.

미국 내에서는 해당 영상 속 사건이 아이의 인권을 침해했다는 논란이 인 바 있다. 인권 변호사인 크럼프는 정서 및 행동 장애를 가진 아이가 경찰 체포 과정에서 심리적 충격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크럼프는 성명을 내고 “이 영상은 우리의 교육 및 치안 시스템이 아이들을 범죄자처럼 취급해 범죄자가 되도록 훈련하는 방법을 보여주는 가슴 아픈 예”라며 “아이가 유죄 판결을 받았다면 아이는 8세에 유죄 판결을 받은 중범죄자가 됐을 것”이라고 했다.

아이 부모도 변호사를 통해 “당국이 장애가 있는 내 아들을 범죄자로 만들려고 했다”며 “내 아들은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8세에 유죄 판결을 받을 뻔했다”고 주장했다.

현지 경찰 당국은 체포 매뉴얼에 따랐다는 입장이다. 션 브란덴부르크 키웨스트 당시 경찰서장은 성명을 내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 보고서에 따르면 경찰은 표준 절차를 따랐다”고 설명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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