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1975년 이후 처음으로 “베트남에 상주 대표부 설치”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7월 28일 15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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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현지사진.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베트남 현지사진.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바티칸이 1975년 베트남전 종전 이후 처음으로 베트남에 상주 대표부를 설치하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바티칸 교황청 방문한 보 반 트엉 베트남 국가주석과 비공개 회담을 가진 뒤 베트남 하노이에 상주 대표부를 두기로 합의했다. 베트남 국가 서열 2위인 국가주석이 교황청을 방문한 것은 2016년 이후 처음이다.

베트남은 1975년 베트남전 종전 이후 공산정권이 들어서면서 바티칸과의 외교 관계를 단절했다. 바티칸이 베트남을 식민 지배했던 프랑스와 친밀한 관계를 이어왔다는 판단에서다. 양측은 2009년부터 관계 개선을 위한 협의를 이어오다 지난해 대표부 설치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이날 양측은 공동 성명을 통해 “양자 관계를 계속 발전시키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베트남은 인구 9600만 명 가운데 6.6%인 약 700만 명이 카톨릭 신자다. 나머지 대다수 국민들은 불교 신자이거나 토속 신앙을 믿는다.

향후 양측이 재수교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대표부 설치 합의까지 10년이 걸린 만큼 관계 정상화에도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란 지적이 많다.

바티칸 입장에서는 이번 합의가 중국에도 바티칸 상주 대표부를 설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로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티칸은 비공개적으로 베이징에 상주 대표부를 설치하도록 허가해달라고 중국 정부에 요청해왔다.

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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