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정찰풍선, 5개대륙 휘저어”…美, 한국 출현엔 즉답피해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9일 16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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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추된 중국 정찰풍선 수거하는 미 해군. 미 해군 제공
격추된 중국 정찰풍선 수거하는 미 해군. 미 해군 제공
미국 영공을 침범한 중국 정찰풍선이 아시아, 유럽, 남미 등 세계 5개 대륙에서 최소 24개 임무를 수행한 사실을 미 정보당국이 파악했다고 CNN이 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정찰풍선의 활동 범위가 전 세계로 드러난 만큼 조 바이든 미 행정부 또한 동맹국과 관련 정보 및 대응 방안을 공유할 뜻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정찰풍선이 행한 24개 임무 중 6건은 미국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밝혀졌다. 나머지 18건은 미국 외 다른 국가에서 이뤄진 정찰 활동이라는 의미다. 패트릭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 또한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찰풍선이 중남미, 동남아시아, 동아시아, 유럽 등에서 활동했다”며 “중국의 정찰 자산이라는 공통점 외에는 풍선 크기, 기능이 다양하다”고 밝혔다.

또한 바이든 행정부는 정찰풍선 프로그램이 중국 남부 하이난성을 중심으로 운영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당시 관측된 풍선은 당초 미확인비행물체(UFO)와 같은 의미인 ‘미확인공중현상(UAP)’로 분류됐으나 이후 조사 끝에 중국 정찰풍선으로 확인됐다고 CNN은 전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미국은 (정찰풍선) 프로그램의 영향을 받은 유일한 국가가 아니다. 이에 대해 알 필요가 있는 전 세계 동맹 및 파트너와 접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한국에서도 풍선이 발견됐느냐’는 질문에는 “동맹 및 파트너와 비공개로 소통할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또한 “이 사안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중국이 주권과 영토를 침해하고, 국제법을 위반한 무책임한 행동에 관여했다는 것이 팩트(사실)”라고 가세했다. 국무부는 세계 40여 개국의 해외 공관과 해외 주재 미 외교관들에게 정찰풍선에 대해 정보를 전달하며 동맹 규합에 나섰다.

다만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공영 PBS방송 인터뷰에서 ‘정찰풍선이 미중 관계에 타격을 입혔나’라는 질문을 받고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과 완전히 경쟁할 것이지만 충돌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그렇게 해 왔다”고 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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