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춘제 연휴 소비 활성화 가능성 확인…여행객 영화관객 등 크게 증가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29일 16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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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제로코로나 정책’ 폐지 후 처음 맞는 최대 명절인 춘제(중국의 설 명절) 연휴에서 소비 활성화 가능성을 확인했다. 올해 주목할만한 수준의 경제 회복을 노리고 있는 중국 당국으로서는 긍정적 신호인 셈이다. 연휴 기간 동안 우려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폭증 사태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28일(현지 시간) 중국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 등에 따르면 올해 춘제 연휴기간(21~27일) 동안 중국 국내 여행객이 연인원 3억800만 명으로 지난해 춘제 때보다 23.1% 증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이전인 2019년 춘제 때의 88.6%까지 회복된 수치다. 국내 관광수입은 3758억4300만 위안(약 69조 원)으로 지난해보다 30% 증가했고, 2019년의 73% 수준까지 올라왔다.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남부 하이난성 12개 면세점의 연휴 첫 5일간 매출은 16억9000만 위안(약 309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0% 상승했다.

춘제 연휴기간 동안 중국 유명 관광지를 찾은 여행객들. 웨이보 캡쳐
춘제 연휴기간 동안 중국 유명 관광지를 찾은 여행객들. 웨이보 캡쳐
영화 관람객도 크게 증가했다. 중국 온라인 티켓 판매 플랫폼 마오옌에 따르면 춘제 연휴기간 중국 영화 흥행 수입은 67억6200만 위안(약 1조24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증가했다. 장이머우 감독이 연출한 시대극 ‘만강홍(滿江紅)’과 SF 재난 블록버스터 ‘유랑지구(流浪地球)2’ 등 중국 대작 2편이 흥행을 견인했다.

해외 여행객도 큰 폭으로 증가해 21~26일 출입국자는 239만2000명으로 지난해보다 123.9% 늘었다. 지난해 춘제 때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중국인들의 해외여행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중국 쇼핑객들이 억눌렸던 구매 수요를 춘제 기간에 쏟아냈다”면서 “소비 수준은 거의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다”고 평가했다.

중국 당국은 3년 동안 강도 높게 시행해 온 ‘제로코로나 정책’을 지난해 12월 7일 폐지했다. 그러면서 소비 활성화를 기대했다. 글로벌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중국 내수 시장이라도 활성화 돼야 경제 회복을 꾀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 초까지는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기대했던 만큼의 소비 활성화가 이뤄지지 못했다. 이번 춘제 연휴기간 동안 소비 활성화 가능성이 확인되면서 중국 당국 역시 고무된 모습이다. 중국 국무원(정부)은 춘제 연휴가 끝난 직후인 28일 첫 상무회의에서 “‘수요 부족’이라는 두드러진 문제에 대응해 소비의 빠른 회복이 경제의 주요 동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드코로나’ 원년인 올해 경제회복 과정에서 소비가 갖는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중국은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3.0%에 그치면서 목표치(5.5% 안팎)에 크게 미달했다. 올해는 5~6% 성장률를 목표로 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국내 소비 활성화가 목표 달성을 위한 키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려했던 춘제 연휴기간 코로나19 폭증현상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28일 펑파이 등 중국 매체들은 “춘제 연휴기간 하이난, 윈난, 구이저우, 장시, 광시 등 중국 농촌 지역 코로나19 실태를 확인한 결과 감염됐던 사람들은 대부분 회복됐고, 신규 감염 사례는 많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진료소마다 발열 환자로 북적거리던 모습이 사라졌고, 마을의 오랜 전통에 따라 마을 주민이 모여 춘제 전날 저녁을 함께 먹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코로나19 잠복기 등을 고려하면 다음달 초까지 안심할 수 없다는 우려도 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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