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에 표적 알려주는 꼴”…日 기시다 총리 키이우 방문 성사될까

  • 뉴스1
  • 입력 2023년 1월 25일 10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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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의 우크라이나 키이우 방문을 두고, 외무성 및 관계자들이 난색을 보이고 있다.

지지통신은 25일 기시다 총리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년째 되는 2월 방문을 점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6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와의 전화 회담에서 초대로 운을 띄웠다. 기시다 총리는 기자단에 “제반 상황을 감안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에서 불꽃 튀는 전장을 찾은 총리는 전례가 없는 만큼, 실현된다면 이동 경로 및 일정 보안 유지·경호 등 과제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동 경로는 전용기를 타고 폴란드에 간 다음, 육로로 키이우까지 이동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현실적으로 안전 확보 어려워

문제는 총리의 이동 경로를 완벽히 비밀에 부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총리가 외국을 방문하기 전 국회의 승인을 받는 것이 통상적인 관례다.

외무성 관계자의 말마따나 “미사일과 드론이 가로지르는”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적에게 표적을 알려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키이우 현지에서의 안전 확보도 만만치 않다. 자위대는 총리 경호를 맡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고, 경시청 경비원(SP)은 장비가 뒤떨어진다. 나라의 존망을 걸고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 군에 부탁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한 자위대 간부는 “영국이나 프랑스에 (경호를) 의뢰할 가능성도 있다”고 귀띔했다.

◇G7 준비의 일환인가, 지방선거 겨냥한 퍼포먼스인가

이런 현실적인 어려움을 무릅쓰고 기시다 총리가 키이우 방문길을 고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사히 신문은 5월 히로시마에서 개최되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앞두고 ‘핵 군축에 뜻을 모으고자 하는 총리로서는 좋은 퍼포먼스가 될 수 있다’고 논평했다.

마침 일본은 2월17일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안전보장 회의 일정에 맞춰 러시아를 비판하는 공동 성명도 준비하고 있다. 2월에 총리가 키이우 현지까지 방문한다면 외교무대에서의 조명을 한몸에 받을 수 있는 일정이다.

여당 안에서도 키이우 방문을 부추기는 목소리가 나온다. G7에 앞서 4월에 열리는 지방선거에 “안타를 날려주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모테기 도시미쓰 자민당 간사장은 24일 “현지 상황을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은 의미 있다”며 총리의 등을 떠밀었다.

동시에 당내 일각에서는 “인기를 얻기 위해서라면 뭐든 한다”는 야유도 터져 나왔다.

관계자들은 아직 키이우 방문 안에 선을 긋고 있다.

총리 측근은 “지금 상황에서 가는 일은 99.99% 없다”고 일축했다. 외무성 역시 “시뮬레이션을 요청했으나 아무도 답을 내놓지 않았다”고 답했다.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다”고만 답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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