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1000만명 감염설 속 中대도시엔 새해맞이 인파 북적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1일 20시 06분


코멘트
중국 베이징 병원 앞 대기줄. 뉴시스
중국 베이징 병원 앞 대기줄. 뉴시스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세가 심각한 가운데 이에 아랑곳없이 새해를 맞으려는 수많은 중국인들이 거리로 몰려나왔다. 이미 한 번 감염된 후 회복한 젊은층들은 “나에게 푸양(復陽·두 번째 양성)은 없다”며 안심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14억 인구의 60%인 8억 명이 코로나19에 걸렸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올 만큼 중국의 상황은 심각하다. ‘제로코로나’ 통제를 푼 중국에선 21~27일 춘제(중국의 설 명절) 연휴를 기점으로 확산 파동이 더 번져, 전 세계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코로나19 상황 관계없이 거리 몰려 나와

1일 홍콩 밍(明)보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밤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우한 등 대도시에서는 수많은 사람이 거리로 나와 새해 카운트다운 행사에 참여했다. 상하이의 대표적 관광지인 황푸강변과 최고 번화가인 난징둥루는 이미 전날 오후부터 인파로 가득 찼다. 상하이 당국은 무장 경찰, 사복 경찰 등을 곳곳에 배치했다. 인파로 인한 안전사고 방지보다는 지난해 11월 26~28일 있었던 ‘백지 시위’ 같은 일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베이징은 상하이보다는 한산한 모습이었지만 쇼핑거리인 왕푸징 등은 밤이 되자 사람들이 몰렸다. 장쑤성 난징, 쓰촨성 청두, 후베이성 우한 등 중국 남쪽으로 갈수록 더 많은 인파가 몰렸다. 특히 3년 전 코로나19가 처음으로 발병한 우한에서는 수천 명이 몰려나와 하늘로 풍선을 날린 후 새해 카운트다운을 했다.

밍보는 “‘코로나19 쓰나미’도 사람들의 흐름을 막지 못했고 중국 여러 지역이 새해 전야로 떠들썩했다”며 “모든 사람이 새로운 한 해와 일상을 환영하며 새해 카운트다운을 기다렸다”라고 설명했다. 중국 중서부 도시 청두에서 상하이까지 여행 온 한 중국인 관광객은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우리 가족은 모두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회복했기 때문에 지금은 어디를 가도 안전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 중국 코로나19 확산 상황 여전히 심각

중국의 코로나19 상황은 여전히 심각하다. 중국 당국이 공식적인 통계를 내놓지 않는 상황에서 상하이 시민 1000만 명 이상이 감염됐다는 추정까지 나왔다.

지난달 31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에 따르면 장원훙(張文宏) 상하이 푸단대 부속 화산병원 주임은 “상하이는 지난달 22일부터 코로나19 확진자가 정점에 도달했고 그 수는 100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확진자 중 0.5%가 병원에 입원했다고 가정하면 최근 몇 주 동안 5만 명이 병원에 입원했다는 의미”라며 “대형병원마다 수천 명을 치료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2일까지 이어지는 새해 연휴는 중국이 지난달 7일 방역 조치를 완화한 뒤 처음 맞는 연휴여서 대규모 인구 이동과 함께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가 크다. 중국 정부는 의료 체계가 취약한 지방으로 감염이 확산하는 것을 대비해 의료진 등을 지방으로 보내고 있다.

중국 방역 전문가들은 다가올 춘제 연휴에 더 주목하고 있다. 지역간 이동을 막는 ‘제로코로나’ 정책 때문에 3년간 고향을 방문하지 못한 중국인들이 공식 연휴(21~27일) 기간 동안 대거 이동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에는 춘제 연휴를 포함한 40일간의 특별운송기간 동안 중국인 약 28억 명이 이동했다.

중국 당국은 이미 관련 부서에 “인기 지역·노선·시간대에 대한 여객 운송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지난해 춘제를 앞두고 고향에 돌아가지 않는 근로자에게 장려금을 주거나 고향 방문을 자제하라고 발표하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특히 이 기간에 중국인들이 해외여행을 떠날 수 있어 중국발(發) 전 세계적 재유행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