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물폭탄” 민주콩고서 폭우로 최소 120명 사망

  • 뉴스1
  • 입력 2022년 12월 14일 14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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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중부 내륙의 콩고민주공화국(DRC) 수도 킨샤사 일대에서 이틀간 내린 극심한 호우로 최소 120명이 숨졌다고 AFP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12일 밤부터 지속된 폭우로 인해 인구 1500명 도시인 킨샤사 중심부의 주요 도로가 물에 잠겼고 주요 보급로가 끊겼다.

처음에는 약 55명으로 추산되던 사망자 수는 13일 저녁을 기준으로 120명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대부분 홍수로 인해 산사태가 발생한 지역에서 나왔다.

장미셸 사마 루콘데 민주콩고 총리는 14일부터 사흘간 국가 애도기간을 선포했다.

AFP는 빈자 델보 지역의 한 가옥이 붕괴된 현장에서 어린아이를 포함한 가족 9명의 시신이 목격됐다고 전했다.

이 가족의 친척은 “13일 오전 4시쯤 집 안으로 물이 밀려들어와 잠에서 깼다”며 “물을 빼내고 더 이상 위험이 없을 거라고 안심하며 들어가 잠을 청했는데, 바로 뒤에 벽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콩고 강을 끼고 있는 킨샤사는 최근 몇 년간 엄청난 양의 인구가 유입됐다. 대부분의 주택은 경사면에 지어진 판잣집으로, 배수가 잘 되지 않아 홍수에 취약한 환경에 노출돼 있었다.

루콘데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집들이 홍수에 휩쓸려 내려가면서 한꺼번에 20명이 사망하는 일도 있었다”며 생존자 수색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킨샤사 내에서도 몽응가풀라 지역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이곳의 주민 블랜차드 음부부는 “여태 한 번도 이 정도의 홍수를 본 적이 없다”며 “잠들어 있는 동안 집안에 물이 고였다. 집에 있던 모든 소유물을 잃었고 아무것도 구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사람들이 큰 주택을 지으면서 배수가 잘 안 되고 있다”며 “물이 잘 빠지지 않아 홍수가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프레디라는 이름을 가진 다른 남자 주민은 집이 완전히 물속에 잠겼다면서 “신발과 식료품, 옷 등 모든 게 사라졌고 건져낼 것도 없다”고 말했다.

가진 것을 전부 잃은 한 청년은 길거리에서 행인들의 적선을 요구하고 있었다. 자신을 교사라고 밝힌 한 남성은 한 손에는 신발 한 켤레를, 다른 한 손에는 서류가 담긴 비닐봉지를 들고 맨발로 물 속을 걸었다.

이 남성은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학생들이 시험을 치르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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