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반정부 시위자 첫 사형 집행…국제 사회 비판

  • 뉴시스
  • 입력 2022년 12월 9일 09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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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반정부 시위대에 처음으로 사형을 집행하자 국제사회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AP통신,이란의 미잔 뉴스 통신사 등에 따르면 사형을 선고받은 모센 셰카리라의 형이 이날 집행됐다. 그는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테헤란에서 거리를 막고 칼로 보안관을 공격한 혐의로 지난 9월25일 체포된 뒤 지난 20일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 같은 재판을 받는 사람들은 자신의 변호사를 선택하거나 자신에게 불리한 증거를 확인하도록 허용되지도 않는다.

인권 운동가들은 지금까지 최소 12명의 사람들이 반정부 시위에 연루돼 사형 선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앞으로 다른 12명의 사형도 집행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사회는 이란 정부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반대를 억압하고 시위를 진압하려는 정권의 시도가 암울하게 고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라며 “미국은 이란의 인권 유린에 맞서기 위해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계속 협력하고 있다”라고 경고했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부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이란 정권의 인권 경시는 끝이 없다”라며 비난했다.

제임스 클레버리 영국 외무부 장관도 “분노했다”라고 표현하며 “세계는 이란 정권이 자국민에 저지른 혐오스러운 폭력을 외면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프랑스 외무부는 “이번 사형 집행은 이란 당국이 기본권과 자유에 대해 자행한 심각하고 용납할 수 없는 또다른 위반 사례”라고 규탄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사형제도에 대한 유엔의 강력한 반대 입장을 재차 강조하며 “우리가 보고 싶은 것은 사형 제도가 없는 세상”이라고 강조했다.

인권단체 이란휴먼라이츠 소속 마흐무드 아미리-모가담은 “이번 사형 집행에 우리는 강력한 반응을 보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시위자들의 처형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전역에서는 당국의 강도 높은 무력 탄압에도 11주째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시위는 지난 9월 여대생 마흐사 아미니(22)가 히잡 등 이슬람 율법이 요구하는 복장을 갖추지 않았다는 이유로 종교 경찰에 구금되던 중 의문사하면서 촉발됐다. 당시 경찰은 아미니가 지병인 심장마비로 자연사했다고 주장했지만 가족들은 고문을 당하고 죽었다고 반박했다.

이란 인권 운동가들에 따르면 엄격한 보안 단속 속에서 이 시위로 최소 475명이 사망했으며, 1만8000명 이상이 당국에 구금됐다. AP통신은 “이란은 세계 최고의 사형 집행국 중 하나”라며 “일반적으로 교수형으로 죄수들을 처형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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