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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300명 마을서 男 47명 소집”…러, 지방-소수민족 ‘편중 동원’ 논란

입력 2022-09-25 17:35업데이트 2022-09-25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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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정부의 전쟁 동원령 선포 이후 국경을 넘는 러시아 젊은이들. 뉴시스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할 군 30만 명을 동원하고 있는 러시아가 “화이트칼라 근로자는 전쟁에 동원하지 않겠다”고 밝혀 내부에서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저항이 비교적 덜한 지방과 소도시, 소수민족에 동원이 집중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셜미디어에는 ‘미성년 자녀를 둔 여성도 징집됐다’ ‘50~60대도 동원됐다’는 등 이번 동원령의 부당함을 호소하는 글들이 퍼지고 있다.

2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전날 금융, 정보기술(IT), 통신 분야 화이트칼라 근로자는 전쟁에 동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는 동원령으로 인력이 부족해져 사업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재계의 불만을 의식한 조치로 보인다.

반면 지방이나 소도시, 소수민족에 동원이 편중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NYT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 소속 사하 자치공화국 출신 사르다나 아브크센티에바 의원은 “주민이 300명인 마을에서 남성 47명이 소집됐다. 근거가 무엇인가”라며 동원의 편중성을 지적했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러시아 극동 몽골 접경 지역인 부랴트 공화국에는 부분 동원령이 내려진 지 불과 24시간 만에 3000건 이상의 징집 통지서가 배포됐다.

동원의 부당함을 비판하는 러시아인들이 러시아 전역에서 벌이는 시위도 확산돼 러시아 당국이 구금한 인원도 늘고 있다. 러시아 인권단체 OVD-인포에 따르면 24일에만 전국 32개 지역에서 최소 745명이 경찰에 연행됐다고 NYT가 보도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한 여성 시위자는 러시아 경찰에 체포되면서 “우리는 총알받이가 아니다”라고 외쳤다.

‘묻지마 동원’을 우려한 러시아인들은 인근 국가들로 계속 빠져나가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23일 핀란드 국경을 통과한 러시아인은 7000명을 넘어서 전날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그러자 페카 하비스토 핀란드 외교부 장관은 “관광을 목적으로 국경을 넘으려는 사람들은 입국이 제한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핀란드에서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하거나, 가족을 방문하는 등 다른 이유가 있다면 입국할 수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폴란드와 발트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은 징집을 피해 러시아를 탈출하는 남성들의 망명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 보도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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