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난민 대부분 민간이 수용…“어렵지만 계속 도울 것”

  • 뉴시스
  • 입력 2022년 4월 5일 12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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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전쟁 난민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난민의 대부분을 민간에서 수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4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민간 중심으로 전쟁 난민을 수용하고 있는 폴란드의 상황을 전했다.

WSJ에 따르면 폴란드는 전쟁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민간인들 사이의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일반 가정 등으로 난민을 수용하고 있다. 2015년 시리아 내전 당시 대규모 난민 수용소를 조성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바르샤바 시 당국에 따르면 현재 바르샤바에는 30만명 이상의 우크라 난민들이 머무르고 있는데 이 중 약 1만명 정도만 전시관·대형 상점 등을 개조한 대피소에 머무르고 있다.

이는 전쟁 이전부터 이미 200만명 이상의 우크라이나인들이 폴란드에 거주했기 때문이다. 당국은 전쟁 난민들이 낯선 이의 도움보다 기존에 알던 인맥을 찾아가는 것을 민간 수용 의존도가 높은 이유로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인뿐만 아니라 폴란드인들도 자발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 수천 명의 사람들이 온라인으로 난민들과 소통하기 위해 계정을 등록했고, 기차역에 막 도착한 사람들에게 그들의 가구와 집을 제공했다. 기업들은 사용하지 않는 사무실 공간을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이 폴란드어를 배울 수 있도록 개조했다.

레나타 카즈노프스카 바르샤바 부시장은 “수천명의 봉사자들이 없다면 우리는 이 많은 난민들을 전부 받아들일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도 “이 임시 시스템을 언제까지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민간 중심으로 난민을 수용하고 있는 현재 상황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카즈노프스카 부시장은 “언제든 난민을 향한 분노가 등장할 수 있다”며 “현재 많은 난민들이 일반 가정집에 머무르고 있지만 이들도 곧 장기 거주가가능한 집을 찾아 나서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난민들과 함께 거주하고 있는 폴란드 시민들도 WSJ에 전쟁 장기화에 따른 어려움을 토로했다.

자신의 집에 전쟁 난민 7명을 받아들인 실비아 사포나로씨는 “처음엔 전쟁이 몇 주 내로 끝나리라 생각했지만 상황이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힘들어지고 있다”면서 “내 아파트의 공간이 우리가 처한 상황을 말해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침실 2개가 딸린 아파트에서 남편, 두 자녀, 난민 7명과 함께 지내고 있다.

안드리아 페도르첸코씨도 침실 2개가 딸린 아파트에서 아내, 난민 9명과 함께 지낸다. 그는 “함께 지내는 난민들이 취업을 하기 위해 외국인 등록을 기다리고 있다”며 “이들을 부양하려면 아직 본업 외에 부업을 추가로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폴란드 시민들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인들과 함께할 의지가 여전히 강하다고 전했다.

페도르첸코씨는 “전쟁이 끝날 때까지 이들을 내 집에 머무르게 할 것”이라며 “지금 상황에서 이들 스스로 머무를 집을 찾는 일은 쉽지 않다. 이들이 나를 필요로 하는 한 계속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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