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인플레 너무 높아”… 금리 0.5%P 인상 시사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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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 ‘빅 스텝’ 뜻 밝혀
美물가 3개월 연속 7%대 상승에 “인플레 하반기 완화 전망 무너져”
5월 FOMC서 0.5%P 인상 관측
“美연준 공격적 금리인상 이미 예상”…코스피 등 亞증시는 대부분 상승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일반적인 0.25%포인트 인상이 아닌 한 번에 0.5%포인트씩 올릴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세계 경제의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40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미 소비자물가 급등을 차단하는 것이 우선임을 강조했다.
○ “필요하면 0.5%포인트 인상”
파월 의장은 21일(현지 시간)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연설에서 “노동시장은 매우 강력하고 인플레이션은 너무 높다”면서 물가 억제를 위해 신속하게 움직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한 번 혹은 여러 번의 회의에서 0.25%포인트 이상의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그렇게 할 것”이라며 0.5%포인트 인상을 뜻하는 ‘빅 스텝(big step)’을 시사했다. 연설 후 질의응답에서는 “0.5%포인트 인상이 필요하면 한 차례 이상 단행할 의지가 있다”고 직접적으로 강조했다.

연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3월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 금리를 ‘제로(0)’로 낮췄다. 이달 16일 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2년 만에 제로 금리에서 벗어났다. 이후 월가에서는 연준이 올해 남은 6차례의 FOMC에서 매회 0.25%포인트씩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거론했지만 이날 파월 의장이 더 공격적으로 올릴 뜻을 밝힌 것이다.

이는 연준의 물가 목표치인 2%를 훌쩍 넘어선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3개월 연속 7%대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파월 의장 또한 “올해 1분기(1∼3월)에 인플레가 정점을 찍고 하반기부터 완화될 것이란 전망이 있었지만 이것이 무너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금리 선물(先物)을 통해 통화 정책을 점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5월 FOMC에서 0.5%포인트 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22일 0시(미 동부 시간) 기준 5월 FOMC에서 금리가 0.5%포인트 오를 가능성은 64%로,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36%)의 약 2배에 달했다.
○ 22일 亞 증시 상승 vs 통화는 하락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21일 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전일 대비 0.6% 내리는 등 뉴욕증시가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22일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대부분 상승했다.

한국 코스피는 이날 0.89%(23.95포인트) 오른 2,710.00으로 마쳐 2,700 선을 회복했다. 기관투자가가 2800억 원 이상을 사들여 상승세를 이끌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1.48%), 홍콩 H지수(4.06%) 등도 비교적 큰 폭으로 올랐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0.19%) 역시 상승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발언이 매파적이긴 했지만 16일 FOMC에서 언급한 내용과 큰 차이가 없다”며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이미 알려진 뉴스라는 뜻을 나타냈다.

다만 아시아 주요국 통화 가치는 모두 미 달러에 대해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8원 오른(원화 가치 하락) 1218.1원에 마쳤다. 일본 엔 가치는 2016년 2월 이후 6년 1개월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장중 120.35엔까지 올라 6년 1개월 만에 120엔대를 넘어섰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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