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러 ‘마리우폴 항복’ 최후통첩 거부…러군 정체 계속

  • 뉴시스
  • 입력 2022년 3월 21일 15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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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26일째인 21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마리우폴에 오전까지 항복하라고 압박했다. 우크라이나는 “항복은 없다”며 러시아 측 요구를 전면 거부했다.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마리우폴 당국자들에 모스크바 시간 이날 오전 5시(한국시간 낮 11시)까지 항복하라고 경고했다.

러시아 측은 이날 오전 10시까지 인도주의적 통로를 열어놓겠다며, 우크라이나 정부에 오전 5시까지 서면으로 작성된 답변을 보내라고 요구했다.

연방국방관리센터 소장인 미하일 미진체프 대령은 전날 브리핑에서 “끔찍한 인도주의적 재앙이 심화하고 있다”며 “무기를 내려놓으면 안전한 마리우폴 (대피) 통로를 보장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오전 10시부터 11시까지 모든 무장 부대는 전투를 일시 중단할 것”이라며 “11시부턴 식량, 의약품, 기본적인 생필품을 포함한 인도주의적 호송 통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진체프 대령은 마리우폴 당국 관계자를 “스스로 지역 당국 대표자들로 칭하는 자들”이라고 지칭하며 “무고한 시민 수백명의 목숨에 책임이 있는 혐오스러운 강도들에게 호소한다”고 비난했다.

당국자들을 향해 군사재판에 회부될 것이라고 협박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즉각 거절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통령은 “무기를 버리고 항복한다는 얘기는 있을 수 없다”며 “이같은 입장을 러시아 측에 이미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8쪽이나 되는 서한에 시간 낭비하지 말고, 그냥 (인도주의적) 통로나 열어라”라고 비꼬았다.

러시아는 현재 마리우폴을 포위해 대대적인 공격을 가하고 있으며, 러시아군은 주민 수천명을 러시아로 강제 이주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마리우폴 시의회는 지난 19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지난 1주일간 주민 수천명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러시아 영토로 끌려갔다”며 “리보베레즈니 구역과 스포츠 클럽 건물에 있는 대피소에서 사람들을 불법으로 데려갔다”고 밝혔다.

대피소에는 대부분 여성과 아이들로 구성된 주민 1000명 이상이 숨어 있었으며, 러시아군은 주민들을 수용소로 일단 데려간 뒤 러시아 외딴 도시로 강제 이주시켰다.

이러한 가운데 마리우폴 시민 수천명은 러시아군 공격을 피해 인근 도시로 피난을 떠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0일 하루 동안 마리우폴 시민 4000명이 도시를 탈출해 인근 자포리자로 피난했다고 밝혔다.

수도 키이우에서도 20일 여러 차례 폭발이 발생했으며, 주거 지역과 쇼핑센터가 공격을 받으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키이우 시 당국은 현재까지 4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1명이 부상당했다고 전했다.

21일 오전 2시18시 기준 불은 1500㎡ 면적에서 확인됐다.

이와 함께 당국은 전날 발생한 공격으로 스비아토신스키 지역 주택가가 피해를 입어 6명이 다치고 200명이 대피했다고 전했다. 2명은 입원 중이다.

주택 두 채는 손상 정도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인근 주택 6채도 폭발 여파로 훼손됐다. 학교 두 곳과 유치원 두 곳도 피해를 입었다.

우크라이나 동부 수미 한 화학공장에선 암모니아가 누출돼 반경 5㎞가 넘는 지역이 오염됐다. 지역 당국은 정확한 유출 경위를 파악 중으로, 이 지역은 최근 몇 주 동안 러시아군의 정기적인 포격을 당해 왔다.

다만 러시아군은 이렇다 할 진격은 하지 못한 채 여전히 정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21일 오전 6시 발표한 작전 보고서를 통해 전날과 비교해 유의미한 피해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다만 “러시아군은 지역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임시 점령한 지역에서 약탈을 계속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또 계속된 폭격 영향으로 러시아군 장비와 병력에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영국 국방부는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정보 업데이트에서 크름반도(크림반도)에서 진격 중인 러시아군이 계속해서 미콜라이우를 우회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오데사 방면 서쪽으로 진격하려는 듯하다”며 “다만 최근 한 주간 거의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국방부는 러시아 해군이 우크라이나 연안을 봉쇄하고 우크라이나 본토 표적을 대상으로 미사일 공격을 계속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연안 봉쇄로 우크라이나 인구에게 보급돼야 할 필수품 등이 막혀 인도주의적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정보기관과 당국자 등은 현재 러시아 군사 작전에 실질적인 진전이 없으며, 군이 입은 인적·물적 손실 규모를 감안할 때 더 이상 진격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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