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한 맥도날드 ‘M’에 줄그어 ‘B’…“러, 상표권 무단 도용”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17일 15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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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표적 패스트푸드 프렌차이즈 맥도날드가 러시아 내 사업 철수를 발표한 가운데 러시아가 기존 맥도날드의 상징인 ‘M’을 따라한 새로운 ‘러시아판 맥도날드’의 로고를 공개했다.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인 ‘뉴스24’ 등에 따르면 러시아의 신규 패스트푸드 체인인 ‘바냐아저씨’는 12일(현지 시간) 러시아 지식재산청에 새 로고를 제출했다. 앞서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의장은 맥도날드가 러시아 내 운영 중단을 발표 이틀 후인 10일 “맥도날드 대신 바냐아저씨가 운영될 것”이라며 새로운 체인의 등장을 암시했다. 해당 브랜드는 러시아 대문호 안톤 체호프의 1897년 희곡집에 수록된 작품 ‘바냐 아저씨’에서 비롯됐다.

이에 바냐아저씨의 로고가 기존 맥도날드의 상징과 로고 색상을 도용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공개된 로고에는 빨간색 배경 위에 노란색으로 바냐의 첫 글자인 ‘V’를 뜻하는 키릴 문자 ‘B’가 그려져 있다. 밑에는 흰색으로 ‘바냐아저씨’를 뜻하는 러시아어 ‘Дядя Ваня’가 쓰여 있다.

영국 데일리익스프레스는 “매의 눈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맥도날드의) 상징적인 ‘M’ 모양에 노란색 막대를 급하게 붙여 심지어 바닥 부분이 완전히 일치하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서방의 제재에 보복을 암시한 러시아가 본격적인 상표권 무단 도용을 시작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러시아 법원은 최근 영국의 유명 애니메이션 ‘페파 피그’의 캐릭터 상표권을 러시아 기업들이 어떠한 제재 없이도 사용 가능하다고 판결했다고 영국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페파 피그 저작권 소유자인 엔터테인먼트 회사 ‘엔터테이먼트 원’은 지난해 9월 페파 피그를 무단 도용했다며 한 러시아 기업가에 소송을 제기했으나 최근 기각됐다. 러시아 법원은 이에 “미국과 관련 국가들의 불친절한 행동” 때문이라며 기각 이유를 밝혔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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