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러 ‘원전 공격’ 긴급회의…“핵 참사 가까스로 모면”

  • 뉴시스
  • 입력 2022년 3월 5일 05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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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 공격을 두고 긴급회의를 열었다. 안보리 이사국들은 자칫 공격이 세계적 참사로 이어질 수 있었다며 러시아를 규탄했다.

로즈메리 디칼로 유엔 정무 담당 사무차장은 4일(현지시간)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핵 시설과 민간 인프라 주변에서의 군사 작전은 용납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매우 무책임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지난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를 거론, “모든 원전이 가장 높은 기준의 안전과 안보를 충족해야 하는 이유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원전 시설에 대한 공격은 국제법에 반(反)한다”라고 지적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신의 은총으로 세계는 어젯밤 가까스로 핵 참사를 피했다”라며 “우리 모두가 실시간으로 벌어지는 끔찍한 상황을 지켜보며 숨을 죽였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우리는 지금 막 세계 모든 유럽에 엄청난 위협을 제기하는 위험한 새 국면을 목격했다”라며 러시아 측에 재발 방지 선언을 요구하고, “우크라이나에서 병력을 철수하기를 촉구한다”라고 했다.

반면 러시아 측은 자국의 원전 공격 주장을 거짓이라고 일축했다. 바실리 네벤자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오늘 우리는 또다시 러시아의 공격에 관한 거짓말을 듣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네벤자 대사는 “이는 모두 러시아를 상대로 한 전례가 없는 거짓말과 허위 정보 캠페인의 한 부분”이라며 자국의 목표는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자·테러리스트가 핵 도발에 현 상황을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아울러 “우크라이나 민간인에 대한 위험은 러시아 병력이 유발하는 게 아니라 사보타주와 도발 행위에 큰 도시 주민을 인질로 삼는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자들로부터 오는 것”이라고 강변했다.

세르게이 키슬리츠야 유엔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는 이날 연설에서 “우리는 유럽에서 우크라이나의 역사를 멈출 수도 있었던 밤으로부터 살아남았다”라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자국 대통령 발언을 재차 전했다.

이어 “러시아의 공격을 받는 건 우크라이나뿐만이 아니라 유럽, 전 세계, 인간성, 그리고 마침내 차기 세대의 미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러시아는 신속한 침공 계획이 실패했다는 점에 몹시 화가 난 것 같다”라고 했다.

그는 “러시아는 전 세계의 우크라이나 연대에 매우 화가 났고, 그 보복으로 전쟁 범죄에 의존한다”라며 러시아를 향해 “원전을 포격하고 장악하며 핵 테러 행위를 저질렀다”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국제 사회는 전례 없는 핵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러시아의 행동에 적절하게 대응해야 한다”라며 “모든 러시아 병력은 원전에서 철수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워싱턴=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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