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가려진 폴크스바겐-성화봉송 로봇… 베이징올림픽 이색 볼거리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3일 14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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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하루 앞둔 3일 메인 프레스 센터식당에서 로봇이 조리한 음식이 배달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하루 앞둔 3일 메인 프레스 센터식당에서 로봇이 조리한 음식이 배달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알고 보면 앞으로 다시 보기 힘들 신기한 모습들이다.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둬 아직 주목받는 경기가 없는 상황에서 경기장 밖 풍경들이 사람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먼저 올림픽 스폰서가 ‘폐쇄 루프(閉還)’ 속 중국을 중국답지 않게 한다. 중국에서 외제차의 상징은 독일 폴크스바겐이다. 죽의 장막이 걷혀지기도 전인 1980년대 중국 시장에 진출한 폴크스바겐은 중국과 합작회사를 만들며 중국 자동차 제조기술 발전에 큰 공을 세웠다. 현재 SAIC-폴크스바겐, FAW-폴크스바겐 두 개의 합작회사가 있다.

폴크스바겐의 뜻을 중국어로 그대로 옮기면 ‘大众汽車’다. 약자로 쓴 ‘众(중)’이 폴크스바겐의 로고를 뒤집어놓은 모습과 비슷해 중국인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폴크스바겐이 공개한 2020년 자료에 따르면 중국 내에서 팔린 총 1990만 대의 승용차 중 폴크스바겐이 384만 대였다. 점유율이 19.3%에 달했다. 2020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에서 폴크스바겐이 만든 930만5000대 중 41.2%가 중국에서 팔릴 정도였다.

게임 택시로 이용되는 차량중 올림픽 공식 스폰서 외의 차량 브랜드에 테이프가 붙어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게임 택시로 이용되는 차량중 올림픽 공식 스폰서 외의 차량 브랜드에 테이프가 붙어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하지만 베이징 올림픽 폐쇄 루프 안에서 폴크스바겐 차량은 한 대도 없다. 없다기보다 ‘있어도 없는’ 게 맞다. 회색 또는 검정색 테이프로 로고가 가려져 있다. 세계 자동차 기업 중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올림픽 13개 후원사 중 하나에 포함돼있는데, 도요타를 제외한 모든 차량들이 폴크스바겐과 같은 취급을 받는다.

‘인민콜라’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펩시콜라도 마찬가지다. 전 세계적으로 코카콜라가 유명하지만 코카콜라는 그간 중국시장에서 고배를 마셨다. 외래어가 중국으로 들어올 때 비슷한 음의 한자어를 사용하는데, 중국어로 코카콜라는 ‘커커우커러(可口可樂)’, 펩시콜라는 ‘바이스커러(百事可樂)’라고 불린다. 코카콜라는 ‘입이 즐거운’, 펩시콜라는 ‘모든 일이 즐거운’이라는 의미를 갖기에 포괄적인 의미를 가진 펩시콜라가 중국인들로부터 사랑받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하지만 올림픽 후원사가 아닌 펩시코(펩시 제조사)가 당장 폐쇄 루프 안을 공략할 방법은 없다.

메인 프레스 센터 내에서 공식 스폰서인 코카콜라제품만이 판매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메인 프레스 센터 내에서 공식 스폰서인 코카콜라제품만이 판매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도쿄 올림픽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세계적 행사는 경기장 밖 공간으로까지 첨단기술을 끌어왔다.

선수촌, 메인미디어센터(MMC), 올림픽 관계자들이 머무는 숙소에는 인공지능(AI)에 기반을 둔 각종 기술들이 사람 일을 대신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당장 선수촌과 MMC 식당에서는 키오스크로 주문을 받아 음식을 만드는 기계가 사용자가 주문한 음식을 만들고 앉은 자리로 음식을 갖다 주는 시스템을 볼 수 있다. 또한 분사기가 바퀴 달린 로봇이 폐쇄 루프 안 곳곳을 주기적으로 돌며 하얀 증기(소독약)를 뿜는다.

메인 프레스 센터를 로봇이 청소 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메인 프레스 센터를 로봇이 청소 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2일부터 진행된 성화 봉송에서도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로봇, 자율주행 차량이 성화봉을 주고받는 모습을 연출해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베이징=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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