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수 진영 인사가 미국 공영방송 PBS가 방영하는 인기 어린이 프로그램 ‘새서미 스트리트’에 한국계 캐릭터가 등장할 것이란 소식에 대해 “제정신이냐”며 격노했다.
17일(현지시간) 폭스 뉴스 등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맷 슐랩 미국보수연합(ACU) 회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한국계 캐릭터 ‘지영’이 세서미 스트리트에 나온다는 AP 기사를 공유하며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이 프로그램의 고정 인기 캐릭터 ‘버니’와 ‘버트’는 “어떤 인종이냐”고 물으며 “PBS는 제정신이 아니다. 우리는 PBS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맷 슐랩 트위터 캡처
1969년 방송을 시작한 세서미 스트리트는 올해 추수감사절(11월 25일) 특별 프로그램을 통해 아시아계 인형을 등장시키기로 했고, 7살 한국계 미국인 ‘지영’이라는 캐릭터로 구체화했다.
‘지영’은 미국 사회의 인종 정의 구현, 다양성 포용. 증오범죄 근절이라는 기획 의도에 따라 탄생했다. 이러한 기획의도로 일환으로 지난 6월에는 흑인 캐릭터 ‘웨슬리’와 ‘일라이자’가 등장하기도 했다.
한국계 캐릭터인 ‘지영’은 캐릭터 소개 영상에서 한국말로 “하나, 둘, 셋”이라고 외치며 노래를 시작한다. 또 할머니와 떡볶이 같은 한국 음식 요리하기를 좋아해 친구들에게도 한국 음식을 만들어 소개할 예정이다.
외신들은 슐렙 의장 등 미국 보수 진영이 PBS를 좌편향 방송으로 생각하고 있어 PBS를 통해 방영되는 어린이 프로에 한국계 캐릭터가 나온 것에 대해 불만을 표시한 것이라고 전했다. 폭스뉴스는 “대다수의 보수주의자가 PBS가 리버럴한 가치만을 옹호한다고 비난하며 수년 동안 PBS 돈줄 끊기를 주장해왔다”고 전했다.
미국 보수 진영은 세서미 스트리트에 대해 조 바이든 행정부의 홍보 도구라며 각을 세우고 있다. 최근 세서미 스트리트 트위터 계정에 인기 캐릭터 ‘빅 버드’ 명의로 코로나 백신 접종을 홍보하는 글이 올라오자 공화당 소속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은 “여러분의 5살 아이를 겨냥한 정부의 선전”이라고 비꼬았다.
경제전문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세서미 스트리트가 미국 보수와 진보 사이에서 격화하는 문화 전쟁의 새로운 전선이 됐다”고 비평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