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한복판서 딱지치기-상품은 한국행 비행기표…美 오징어게임 열렸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입력 2021-10-27 11:38수정 2021-10-27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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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번 합격, OO번 탈락…”

26일(현지 시간) 오후 미국 뉴욕 맨해튼 첼시 지역의 한 스튜디오 건물. 초록색 츄리닝에 각기 등번호를 단 뉴욕 시민 80명이 버스에서 내려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이들은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나온 놀이들을 직접 체험하며 우승자를 가리는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 한국관광공사 뉴욕지사가 주최한 이 행사에서 참가자들은 ‘달고나 뽑기’와 ‘딱지치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을 하며 승부를 겨뤘다. 우승자 한 명에게 한국 왕복 비행기표를 주는 이 행사에 모두 3110명이 지원해 그중 80명만 무작위로 선발했다.

10년 전 쯤 한국에서 영어 강사로 일했다는 딜런 도노번 씨는 “오징어게임은 배우들의 연기도 경이로웠고 ‘계급’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며 “질 좋은 한국 영화와 드라마가 여기 미국에서 인기를 얻게 돼 기쁘다”고 했다.

첫 게임은 달고나를 정해진 모양대로 도려내는 ‘달고나 뽑기’ 게임이었다. 참가자들은 각자 받아든 달고나 모양을 확인하며 탄성과 한숨을 동시에 내뱉었다. 이들은 일제히 바닥에 엎드려 바늘로 달고나를 긁거나 배우 이정재처럼 혓바닥으로 연신 핥는 모습을 보였다. 별모양을 도려내는데 성공한 젊은 여성 벨렌 씨는 “드라마에서 본대로 핥았더니 성공했다”면서 달고나 조각 하나를 기자에게 먹어보겠느냐고 건넸다. 크리스라는 이름의 20대 남성은 정해진 시간을 불과 수십 초 남기고 가장 어려운 우산 모양을 도려내는 데 성공했다. 그는 “바늘은 거의 쓰지 않고 무조건 핥기만 했다”면서 자신의 경험담을 흥분한 목소리로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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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별 대항전으로 열린 딱지치기가 시작되자 스튜디오 안에는 딱지가 바닥에 매쳐지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3분 안에 술래 몰래 결승선을 통과해야 하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에서는 참가자들의 집중력과 긴장된 표정이 역력했다. 이날 행사 주최측은 실제 오징어게임 진행요원들이 입었던 빨간 복장을 착용했고, 그중 한 명은 ‘프론트맨’ 역할을 위해 검은색 망토를 입고 나왔다.

우승자는 뉴욕 퀸스 지역에 사는 남성 찰스 씨로 정해졌다. 무료 항공권을 받은 그는 “오늘 모든 게임을 재미있게 했다”면서 “하루 빨리 한국으로 여행을 가서 그 문화유산에 휩싸이고 싶다”고 했다. 그는 또 “한국 문화는 아주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면서 “한국은 다른 나라들을 위해 혁신과 창조를 만들어내고 있다”고도 했다.

참가자들은 게임 전에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한국관, 코리아타운 등을 관광했고 게임을 마친 뒤에는 타임스 스퀘어로 이동해 ‘단체 딱지치기’를 선보였다. 줄리아라는 이름의 여성은 “한국 문화에 완전히 사로잡혀 있다. 영화 기생충도 봤다”면서 “미국의 연속극들은 진부하거나 지루할 때가 있는데 한국 드라마는 창조적이고 계속 새로운 모습을 보여 준다”고 평가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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