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헝다, 계열사 매각 무산… 내일 이자 못주면 연쇄 디폴트 우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입력 2021-10-22 03:00수정 2021-10-22 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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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팔아 3조원 조달’ 물건너가…내일 유예이자 981억원 만기도래
한달내 갚아야할 빚도 수천억 달해, 中부총리 “전체적으로 통제 가능”
당국 “안정” 강조… 일각 “파산위험”
최소 3000억 달러(약 356조 원)가 넘는 부채로 파산 위기에 직면한 중국 부동산회사 헝다그룹 사태가 다시 요동치고 있다. 한때 일부 자산을 매각하며 고비를 넘기는 듯 보였으나 핵심 계열사 헝다물업의 매각이 실패해 위기를 맞았다. 특히 지난달 23일 이미 한 차례 유예했던 8350만 달러(약 981억 원)의 이자 지급 만기일이 하루 앞(23일)으로 다가오면서 이날이 헝다의 운명을 판가름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자 지급을 한 차례 연기할 수는 있으나 더 이상은 불가능하다.

21일 신랑차이징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헝다는 하루 전 “부동산 관리사업 계열사 헝다물업의 지분 50.1%를 허성촹잔(合生創展)그룹에 매각하려던 계획이 무산됐다”고 밝혔다. 실패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당초 이달 초 헝다물업의 매각 추진 사실이 알려졌을 때 중국 매체들은 400억 홍콩달러(약 6조 원) 선에서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로이터통신은 21일 “계약이 성사됐다면 200억4000만 홍콩달러(약 3조 원)를 조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매각 가격을 둘러싼 양측의 이견 때문에 계약이 불발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지난달 29일 헝다그룹은 자회사가 보유 중인 우량 은행 주식을 매각해 약 1조8000억 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헝다물업 매각이 성사됐다면 위기를 넘기는 데 큰 도움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매각에 실패해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를 넘기려던 헝다그룹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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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는 23일까지 갚아야 할 이자 외에도 여러 빚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달 29일에 내지 못한 이자 4750만 달러(약 558억 원), 이달 11일에 지급하지 못한 이자 1억4800만 달러(약 1738억 원) 또한 각각 한 달 안에는 반드시 갚아야 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헝다그룹이 23일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면 이후 이자 또한 지급하지 못해 진짜 파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 채권에 대한 공식 디폴트가 선언되면 만기가 도래하지 않은 채권을 보유한 다른 채권자들 또한 중도 상환을 요구해 연쇄 디폴트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우려를 반영한 듯 21일 홍콩 증시의 헝다 주가는 전 거래일(지난달 30일) 대비 12.54% 하락한 2.58홍콩달러(약 391원)로 마감했다. 헝다 주식은 파산 위기가 불거진 4일부터 거래가 중단됐지만 헝다그룹의 요청으로 이날부터 거래가 재개됐다.

당국은 낙관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인 류허(劉鶴) 부총리는 20일 “비록 부동산 시장에서 개별적인 문제가 나타나고 있지만 위험은 전체적으로 통제 가능하다”고 밝혔다. 앞서 17일 이강(易綱) 런민은행장 역시 “일부 우려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헝다 위기를 억제할 수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최고위층이 잇따라 ‘헝다 사태 통제가 가능하다’고 발언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그만큼 파산 위험이 커졌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중국 수뇌부가 추가 혼란을 막기 위해 의도적으로 ‘상황이 안정적’이라고 강조한다는 의미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 헝다#매각 무산#파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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