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대사 “美, 쿼드 확대의사 없어…떡 줄 사람은 생각 없는데”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입력 2021-10-14 19:25수정 2021-10-14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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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혁 주미대사가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 임하고 있다. 워싱턴=뉴시스
이수혁 주미대사가 미국은 대중국 견제 목적으로 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 협의체)’를 당분간 확대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한국이 중국을 의식해 쿼드 가입에 소극극적인 자세를 보여온 상황에서 미국을 비롯한 쿼드 회원국들도 한국 등 주변국에 선뜻 문을 열어줄 의사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이 대사는 13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진행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주미대사관 국정감사에서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쿼드 참여 제안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박진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가입 문제는 우리가 원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쿼드(회원국 간) 합의가 있어야 한다”며 “9월 쿼드 정상회의 후 미국 측이 쿼드 회원국을 확대할 의사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답변했다. 또 “회원국을 4개국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은 쿼드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 대사는 특히 “쿼드는 좀 더 공고화한 뒤 외연 확장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라며 “지금 한국 참여를 논하는 것은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논)하는 격”이라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쿼드, 오커스(AUKUS·미국 영국 호주 3개국 안보 협의체), 파이브아이스(Five Eyes·미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5개국 정보동맹체) 같은 협의체들이 본격 가동되고 있는 상황을 거론하며 “그런데도 한국은 동북아라는 지정학적 틀 속에 갇혀 아무데도 속해있지 않은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이 대사는 “미국은 한국의 복잡한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오히려 한국이 미국이 하자는 대로 다 할 경우 미중 관계에 과연 도움이 되는 것이냐고 묻는 인사도 있다”고 반박했다. 또 “미국은 과거같이 일방적으로 한국을 설득하려 하지 않고 복잡한 게임 속에서 한국을 보고 있다”며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한국이 미묘한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한일 관계와 관련해 이 대사는 “한일 관계가 어려운 원인이 한국에 있다고 보는 인식은 단언컨대 지금은 없다”며 “미국은 한일관계 개선 문제에서 일본이 너무 강경하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 미국도 현재 상황과 한국의 입장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다”며 “어떻게 보면 일본은 미국이 너무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는 것을 불편해하는 경향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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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국정감사에서는 정부가 추진하는 종전선언과 대북정책에 대한 야당의 비판적 질의도 나왔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워싱턴에서 진행된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협의 내용을 두고 “백악관 보도자료엔 종전선언 언급이 없었다. 한미 간 시각차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박진 의원도 “미국은 이 문제에 회의적이고 신중한데 우리가 제대로 된 판단 없이 조급하게 드라이브를 거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종전선언은 평화협상으로 가는 입구라고 정부는 명확하게 이야기하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이것 자체가 목표인 듯 이야기하고 있다”고 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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