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보고관 “언론 징벌적 손배 반드시 없애야”

뉴욕=유재동 특파원 입력 2021-09-25 03:00수정 2021-09-25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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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배액 3배로 줄인다해도 과도… 대충 서둘러 법안수정해선 안돼”
지난달 말 한국 정부에 서한을 보내 언론중재법 개정안의 문제점을 지적했던 아이린 칸 유엔 의사·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사진)이 24일(현지 시간) “개정안이 이대로 통과되면 한국을 언론자유의 역할 모델로 간주하는 나라들에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가 한국의 민주주의를 비롯해 내년 대선에 미칠 영향도 우려했다.

칸 보고관은 이날 한국 언론과 화상 기자회견을 열고 손해액의 최대 5배에 이르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규정을 반드시 없애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그는 “5배를 3배로 줄이는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알고 있지만 3배 역시 과도하게 높다. 언론사를 위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배상액 규모가 해당 매체의 매출액과 연계돼 있어 주류 언론사와 영향력 높은 매체에 대한 처벌의 수위가 더 높게 설정된다. 표현의 자유도 크게 위축시킬 것”이라고 봤다. 한국은 이미 민사상으로 허위 정보를 언론이 보도하면 기존에 있는 법규를 통해 고소할 수 있는데도 개정안이 불필요하게 징벌적 배상제도를 포함했으며, 언론 보도에만 징벌적 손해배상을 하는 것이 다른 산업과 비교했을 때 불공정하다고 지적했다.

칸 보고관은 국회가 개정안의 수정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한 뒤 법안을 폐기하지 않고 수정만 한다면 가장 심각한 요소에 대한 수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징벌적 배상 조항을 없애고 명예훼손에 대한 정의를 모호하지 않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여기저기 단어 한두 개씩, 주변부만 수정하면 안 된다. 대충 서둘러 고치려 하지 말고 시간을 두고 신중하게 협의해야 한다”며 그런 후에도 국회가 수정안을 통과시킬지, 아예 폐기할지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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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언론 자유가 보장돼야 민주 절차를 수호할 수 있고 내년 대선 등 선거도 원활히 진행할 수 있다며 “한국과 계속 대화를 이어나가고, 필요하면 방문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표현의 자유 측면에서 국제사회에서 선도적 역할을 한다”며 언론 자유 수호를 위한 리더 역할을 수행해 달라고 호소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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