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떨어졌는데 “카불 스카이 다이빙 클럽?”… 美 쇼핑몰 논란

  • 동아닷컴
  • 입력 2021년 8월 20일 2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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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쇼핑몰에서 판매중인 티셔츠. 웹사이트 ‘tshirtatlowprice’ 갈무리
美 쇼핑몰에서 판매중인 티셔츠. 웹사이트 ‘tshirtatlowprice’ 갈무리
미국의 한 온라인 쇼핑몰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을 탈출하려고 미군 비행기에 매달렸다 추락사한 난민을 조롱하는 티셔츠를 판매해 논란이다.

19일 미국의 티셔츠 쇼핑몰 ‘티셔츠앳로우프라이스’는 ‘카불 스카이다이빙 클럽’이라는 티셔츠의 판매를 시작했다.

티셔츠에는 지난 16일 아프간 카불 공항에서 이륙한 미국 공군 C-17 수송기 바퀴에 매달려있다 추락해 사망한 2명의 모습이 형상화돼 있다.

이들은 “비행기에서 추락한 2명의 끔찍한 죽음에 진심으로 마음이 아프고 공감이 됐다”며 “마음 깊은 곳에서 아프간을 위해 기도하며 떨어진 두 사람의 영혼이 평안하기를 빈다”라고 제작 의도를 설명했다.

하지만 이어진 상품 설명에서는 “비행기에서 갑자기 두 사람이 추락하는 장면을 담은 우리의 티셔츠는 공식적으로 하나의 현상이며 인터넷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 티셔츠는 낙하산, 스카이다이빙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비행기에서 뛰어내리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적합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웃기려고 만든 것이 아닌 정치적 의도가 있는 티셔츠지만 결국 당신이 생각하기 나름이다”고 설명했다.

공개한 광고영상. 유튜브 ‘Tee-styleus’ 갈무리
공개한 광고영상. 유튜브 ‘Tee-styleus’ 갈무리
상품을 판매하며 이들은 유튜브를 통해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는 두 남성이 티셔츠를 입고 있는 홍보 영상도 함께 공개했다.

홀리 데이그리스 미 대서양 위원회 상임연구원은 해당 상품에 대해 “아프간 사람들이 절망에 빠져 비행기에 매달리고 도망칠 때 누군가는 이 혐오스러운 티셔츠로 그들의 고통을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해외 누리꾼들 역시 “완전히 구역질 나는 티셔츠다”, “이건 진짜 아니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를 참지 못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이들의 티셔츠를 판매하던 일부 쇼핑 플랫폼들은 상품을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으며 유튜브는 해당 상품의 광고 영상의 게시를 중단했다.

한편 당시 수송기에서 떨어져 사망한 2명은 10대 형제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카불 시장에서 과일을 팔고 쓰레기를 주워 어머니를 부양해 왔으며 현재 17세인 형의 시신만이 수습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간 현지 언론은 형제 외에 카불에 살던 청년의사도 탈출하기 위해 수송기에 매달렸다 떨어져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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