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모리스, 脫담배 전략 본격화…호흡기치료제 제약사 인수나서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9일 17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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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버러 등을 제조하는 세계적 담배 회사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이 ‘탈(脫) 담배’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PMI는 호흡기 질환 치료제와 기기를 개발하는 영국 제약사 벡투라를 인수하기 위해 최근 총 10억2000만 파운드(약 1조6176억 원)를 제안했다고 8일 BBC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사모펀드 칼라일이 이달 6일 벡투라 인수가로 총 9억5800만 파운드(약 1조5217억 원, 주당 1.55파운드)를 제시하자 PMI는 다시 주당 1.65파운드로 인수가를 올려서 제안했다.

천식 등의 호흡기질환자는 치료약을 분무 형태로 흡입하기도 하는데 벡투라는 이 약과 분무기기를 만드는 제약회사다. 최근에는 영국에 본사를 둔 제약사 인스피라와 흡입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제 개발에 합의하기도 했다.

PMI의 벡투라 인수 시도는 세계적으로 연초 수요가 감소하고 금연 정책이 강화되는 가운데 ‘담배처럼 구강을 경유해 몸에 들어오지만 건강에는 나쁘지 않은’ 다양한 제품으로 사업 모델을 다각화하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PMI는 벡투라 인수 시도 배경을 “‘니코틴을 넘어’(beyond nicotine) 우리 제품을 다양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8일 밝혔다. PMI는 향후 10년 안에 영국에서 연초 판매를 중단할 방침이라고 최근 밝히기도 했다.

지난달 PMI는 금연용 니코틴 껌 등을 만드는 덴마크 회사 페르틴 파마(Fertin Pharma)를 51억 크로네(약 9233억 원)에 인수하는데 합의했다. PMI는 “페르틴 파마의 플랫폼을 활용해 처방전 없이 수면, 활력 증진, 집중력 향상 등을 돕는 이른바 ‘셀프 케어 웰니스’(self care wellness) 제품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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