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이톈카이 주미 중국대사 이임…후임엔 시진핑 측근 유력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22일 22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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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8년 여 만에 미국 주재 중국 대사를 교체한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이후 첫 교체다. 후임으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측근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중국은 올해 초 11년간 근무했던 영국 대사도 교체했다. 중국이 미영 두 나라와의 갈등이 첨예해 지는 상황에서 양국 주재 대사를 비슷한 시기에 모두 교체하면서 ‘외교 새 판짜기’를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추이톈카이(崔天凱·69) 주미 중국 대사는 21일(현지 시간) 대사관 홈페이지에 중국 교민들에게 고별 편지를 올리면서 이임 소식을 전했다. 그는 2013년 4월부터 8년 넘게 주미 대사로 일했다. 최장수 주미 중국 대사다. 추이 대사는 미중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던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에 중국을 대변했다. 이 때문에 간혹 강성 발언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그는 2019년 당시 미국 정부가 중국 기업 화웨이를 ‘스파이 기업’으로 지목하며 압박이 거세지자 한 미국 방송에 출연해 “간첩은 화웨이가 아니라 미국”이라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중국 정부가 아직 후임 대사를 발표하지 않은 가운데 친강(秦剛·55)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친 부부장은 2014년부터 수 년 간 시 주석의 외국 순방에 동행하며 시 주석을 보좌해 온 측근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미국 경험이 없고 상대적으로 젊기 때문에 그가 임명되면 파격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주미 중국 대사 임명에 중요시 됐던 경험이나 전문성, 서열 보다는 시 주석과의 신뢰가 크게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초 임명된 정쩌광(鄭澤光·58) 주영 중국 대사 역시 임명 직전까지 외교부 부부장(차관)으로 일하면서 홍콩 국가보안법(홍코보안법)과 대만 문제 등에 대해 강경한 모습을 보여 시 주석의 낙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아 내부 결집이 절실한 시점에 미영 주재 중국 대사를 모두 ‘시 주석의 젊은 측근’들로 채우면서 두 나라와의 관계 설정에 변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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