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현금 부족 사태에 ‘은행 공황’ 우려”

뉴스1 입력 2021-05-31 14:56수정 2021-05-31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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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일 군사 쿠데타 이후 혼란을 겪고 있는 미얀마에 현금 부족 사태가 계속되면서 ‘은행 공황’이 우려된다고 31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은행 공황은 경제적 패닉 상태에서 예금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릴 경우 은행이 예금을 지급할 수 없게 돼 파산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미얀마 군부는 2월부터 계속되는 예금 인출 사태에 일일 출금액을 제한하고 있지만, 시민들은 여전히 돈을 찾기 위해 새벽부터 간이 의자와 매트를 들고 나와 자동인출기(ATM) 앞에서 줄을 서고 있다.

양곤에 사는 작가 닉키(19)는 FT와의 인터뷰에서 “군부를 신뢰할 수 없어 돈을 찾으려 한다”고 말했다. 닉키는 미얀마 최대 은행 KBZ 계좌에서 일일 최고 한도인 20만 키야트(약 13만 원)를 매일 인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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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량 현금 인출 사태와 함께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또 다른 징후는 현금 시장의 동반 상승이다. 은행 자금 이체나 수표 교환 시 할인이 이뤄지는데, 1만 키야트를 이체하거나 교환할 때 9000키야트 밖에 받을 수 없는 식이다.

한 은행원은 “돈을 이체할 수는 있지만, 현금 인출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걸 알기 때문에 은행에 맡겨둔 돈이 할인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KBZ 측은 인터뷰 요청을 거절하는 대신, 서면을 통해 “대부분의 지점이 다시 문을 열었고 국민 생계를 위해 운영되고 있다”면서 “많은 직원들이 업무에 복귀했다”고 밝혔다고 FT는 전했다.

은행원들 역시 공무원, 의사, 교사 등과 함께 대규모 시민 불복종 운동(CDM)에 참여하며 파업한 바 있다. 그러나 은행원들의 복귀에도 자금난으로 실질적인 은행 업무는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 미얀마 군사정권 시절에는 현금 부족 상황이 오자 군부가 돈을 마구 찍어내면서 인플레이션을 부추긴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미얀마 조폐국에 키야트화 생산 원자재와 부품을 공급하는 독일 기업 지섹케앤데브라이언트는 군부의 민간인 시위대 강경 진압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3월 말부터 거래를 중단했다.

몇 주 동안 은행원들의 파업으로 은행 업무가 마비되고 군부의 경제 운용 능력이 신뢰를 잃은 점도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또한 미얀마 중앙은행의 현금 보유고는 아직 충분하지만 은행에 필요한 자금을 제공하지 않은 채 돈을 묶어두고 있다고 보고 있다.

역사학자 탄트 마이인트유는 “미얀마 은행권은 2016년 규제 도입과 함께 부동산 시장이 거의 붕괴되면서 위기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에 쿠데타 이후 파업, 국내 현금 사재기, 전반적인 신뢰 붕괴로 은행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민 아웅 흘라잉 군부 총사령관은 군영 ‘글로벌 뉴라이트’지를 통해 현금 인출 사태를 지적하고, “군부는 현금을 대량으로 쥐고 있는 사람들을 추려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미얀마 국민통합정부(NUG)의 틴 툰 나잉 재정부 장관은 “미얀마 사람들은 군부가 나라 경제를 운용할 능력이 있다고 믿지 않는다”면서 대량 예금인출 사태에 대해 시민들을 비난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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