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은 왜 암이 드물까…수십 년 미스터리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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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년 4월 24일 17시 46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심장은 온몸에 혈액을 보내는 가장 중요한 장기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있었다. 다른 장기에서는 흔한 ‘암’이 심장에서만 유독 드물다는 사실이다.

그 이유를 설명할 실마리가 최근 동물실험에서 발견됐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심장이 끊임없이 수축·이완하며 만들어 내는 ‘기계적 힘’ 자체가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의 경우 대부분의 장기에서 암이 발생할 수 있지만, 심장 종양은 매우 드물다. 부검 연구에서도 심장에서 시작된 ‘원발성 종양’은 1% 미만에서만 발견된다. 다른 부위에서 시작된 암이 심장으로 전이된 경우는 최대 18% 수준이다.

심장에만 종양이 잘 생기지 않는 이유는 명확하지 않았다. 여러 가설이 제기됐지만, 어느 것도 명쾌하게 설명하지 못했다.

이탈리아 트리에스테대학교 연구진은 쥐를 이용해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했다.
쥐의 몸속 ‘정상적으로 뛰는 원래 심장’과 해당 조직 일부를 목 부위에 이식한 ‘피는 통하지만 뛰지 않는 심장’ 두 곳에 같은 암세포를 주입했다.

결과는 예상보다 극명했다.
기계적 힘이 작동하지 않는 멈춘 심장에서는 2주 만에 암세포가 거의 전체 조직을 덮었다.
반면 뛰는 심장에서는 약 20%의 조직만 암세포로 변했다.

같은 조건에서도 ‘심장이 뛰느냐 아니냐’가 암 성장에 큰 차이를 만든 것이다.

연구진은 추가로 실험실에서 만든 심장 조직에도 암세포를 넣어봤다. 결과는 같았다.

움직이지 않는 조직에서는 암세포가 빠르게 퍼진 반면, 박동하는 조직에서는 암세포가 바깥쪽에만 제한적으로 분포했다.

연구진은 심장이 받는 ‘물리적 힘’ 자체가 암 성장을 억제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결론 지었다. 즉, 심장이 계속 움직이며 받는 압력과 변형이 암세포가 자리 잡고 증식하는 것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이는 의도적인 물리적 자극을 활용한 새로운 치료 전략이 가능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이 원리를 피부나 유방 같은 다른 조직에도 적용할 수 있을지 추가 연구를 통해 확인할 계획이다.

관련 논문 주소: http://dx.doi.org/10.1126/science.ads9412

#심장#암세포#종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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