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이 사자라고요?”…‘대타’ 뛰느라 바쁜 中 강아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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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3월 31일 21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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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이른바 ‘대타 동물’을 전시하는 동물원이 또 등장해 빈축을 사고 있다.

30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등에는 중국 쓰촨(四川)성 시창의 한 동물원을 방문한 관람객이 찍어 올린 사진이 퍼졌다.

‘아프리카 사자’라는 표지판이 걸린 맹수 우리에 귀여운 강아지가 들어가 있는 모습이다.

골든리트리버 종인 이 강아지는 귀와 목 부위의 털이 길게 나있어 마치 사자의 갈기처럼 보인다.

60위안(약 1만3000원)을 주고 입장권을 샀다는 관람객은 ‘새끼 사자냐?’고 묻는 아이들에게 뭐라 설명해야 할지 난감했다며 “농락당한 기분”이라고 했다.

동물원 측은 “직원이 실수로 표지판을 제때 바꾸지 않아서 생긴 일”이라고 변명하며 “오해를 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비난이 쏟아지는 이유는 중국에서 이런 논란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 때문이다.

이달 초에는 후베이(湖北)성의 한 동물원에 전시된 늑대들이 실제로는 개라는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운영난에 시달리자 ‘대타 동물’을 투입한 것이다.

지난 2013년에는 허난성 뤄허시의 한 동물원에서 아프리카 사자 우리에 일명 ‘사자개’로 불리는 티베탄 마스티프(짱아오)를, 표범 우리에는 여우를 닮은 동물을 넣어놔 관람객의 분노를 샀다. 그 이전에도 중국 동물원에서는 개를 하얀색과 검은색으로 염색해 판다로 둔갑시킨 사례가 있었다.

네티즌들은 “중국 동물원에서는 개들이 다른 동물의 ‘대타’ 뛰느라 정말 바쁘다”며 조소 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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