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에즈 운하 막아선 에버기븐호…“인양에 몇 주 걸릴 수도”

  • 뉴시스
  • 입력 2021년 3월 26일 15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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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 줄이려 연료·평형수 제거해야 할 수도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이집트 수에즈 운하 한가운데 멈춰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을 끌어내려면 몇주가 걸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

수에즈 운하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해상무역의 핵심 통로로, 에버기븐이 이를 막아선 탓에 세계 물류 흐름이 차질을 빚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예인선은 에버기븐의 방향을 돌리려고 하고 있다. 주변 모래와 진흙을 제거하기 위해 준설선도 동원됐지만 에버기븐이 워낙 커서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만 선사 에버그린이 일본 쇼에이기센으로부터 용선한 컨테이너 화물선 에버기븐은 세계 최대 규모 컨테이너선 중 하나다. 길이 400m, 폭 59m, 22만t 규모로, 세로로 세우면 에펠탑보다 높으며 미국 뉴욕에 있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과도 비슷하다.

에버기븐은 지난 23일 오전 중국에서 출발해 네덜란드로 향하던 중 수에즈 운하 남쪽 인근에서 멈춰 섰다. 현재 에버기븐의 뱃머리는 운하 동쪽에 박혀 있고 선미는 아래쪽을 향하고 있다.
수에즈운하관리청(SCA)은 이날 성명에서 대형 예인선 8척이 에버기븐을 끌어내려고 시도하고 있지만 이 정도 크기의 배를 빼내는 건 어려운 일이라고 밝혔다.

독일 선사 베른하르트 슐테는 인양 시도가 일단은 성공하지 못했다면서 특수 준설선이 도착했다고 밝혔다.

에버기븐 소유주가 인양 작업을 맡긴 네덜란드 준설사 보스칼리스의 최고경영자(CEO) 피터 베르도프스키는 네덜란드 시사프로그램에서 전날 “수일, 심지어 몇 주가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인선만으로 끌어내기엔 에버기븐이 너무 무겁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무게를 줄이기 위해 연료를 제거하고 선박 평형수를 담고 있는 밸러스트 탱크(ballast tank)에서 물을 퍼내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에버기븐이 싣고 있는 컨테이너도 일부 치워야 한다. 모든 것은 에버기븐이 얼마나 깊이 박혀 있느냐에 달렸다고 한다.

에버기븐 좌초는 기계나 엔진 결함이 아닌 강한 바람 때문이라고 알려졌다. 에버기븐에 타고 있던 인도 국적인 선원 25명 전원은 무사하다.

사태가 길어지면 코로나19로 혼란해진 공급망이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운하는 홍해와 지중해를 연결하면서 배들의 항해 기간을 열흘 단축해주는 효과를 낳았다. 지난해 1만9000척, 하루 평균 51.5척의 선박이 이 운하를 통과했다.

CNBC에 따르면 선박 데이터 제공 업체 로이즈리스트는 이번 사고로 시간당 4억달러(약 4500억원) 규모의 물류 수송이 지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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