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묻힌 동전 9만1500개로 직원 월급 준 사장…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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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3월 26일 20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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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아스 플레이튼이 전 직장 사장으로부터 받은 9만1500개의 기름 묻은 동전. FOX5 뉴스 방송화면 캡처
안드레아스 플레이튼이 전 직장 사장으로부터 받은 9만1500개의 기름 묻은 동전. FOX5 뉴스 방송화면 캡처
밀린 월급을 달라고 한 직원에게 월급 일부를 동전으로 바꿔 준 것도 모자라 동전 위에 기름까지 뿌려 욕 쪽지와 함께 전달한 사장에게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25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조지아주 출신의 안드레아스 플레이튼은 지난 12일 ‘동전 테러’를 당했다. 집 앞에 수만 개의 동전이 흩뿌려져 있었는데 악취까지 풍기고 있었다. 냄새의 정체는 바로 자동차 기름이었다. 기름이 덕지덕지 묻은 동전들 위에는 ‘X 먹어라’라는 욕설이 적힌 쪽지도 놓여있었다.

플레이튼이 받은 동전들 위에는 욕설이 적힌 쪽지가 놓여 있었다. 올리비아 인스타그램 갈무리
플레이튼이 받은 동전들 위에는 욕설이 적힌 쪽지가 놓여 있었다. 올리비아 인스타그램 갈무리

플레이튼은 전 직장의 사장이 꾸민 일이라 주장했다. 애틀랜타 남쪽 피치트리 시티에 있는 ‘OK 워커 자동차 정비소’에서 매니저로 일했던 그는 딸을 돌봄센터에서 찾아와야 한다는 핑계를 대며 지난해 11월 직장을 그만뒀다.

하지만 이는 표면적인 사유였을 뿐, 플레이튼은 정비소 대표인 마일스 워커의 괴롭힘 때문에 퇴사했다고 나중에 밝혔다. 실제로 플레이튼이 퇴사 의사를 밝히자 워커 대표가 동료 직원들에게 플레이튼의 뒷담화를 하고 다닌 사실도 드러났다.

플레이튼은 퇴사한 지 3개월이 지나도록 마지막 달의 월급을 받지 못했다. 플레이튼은 워커 대표에게 연락했지만 그는 오히려 “당신이 일찍 퇴사하는 바람에 손해가 컸다”며 화를 냈다.

플레이튼은 결국 조지아 노동부에 신고했고, 워커 대표는 경고를 받았다. 그러자 화가 난 워커 대표는 플레이튼의 월급 일부인 915달러(한화 약 103만 원)를 1센트(약 12원)짜리로 바꿔 총 9만1500개의 동전을 들고 그의 집을 찾았다.

플레이튼(왼쪽)과 여자친구 올리비아. 인스타그램 갈무리
플레이튼(왼쪽)과 여자친구 올리비아. 인스타그램 갈무리

‘동전 테러’를 당한 플레이튼은 “정말 유치한 일”이라며 워커 대표를 비난했다. 여자친구 올리비아도 “지폐를 동전으로 바꾸고, 동전들을 또 옮기고, 그 위에 기름을 뿌리는 데 그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들인다는 게 참 재밌다”고 비꼬았다.

하지만 워커 대표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플레이튼의 집 앞에 동전들을 두고 간 기억이 없다. 어쨌든 그는 월급을 모두 받았으니 그걸로 된 것 아닌가”라고 해 사람들의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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