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트랩 대령 역 크리스토퍼 플러머, 92세로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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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2월 6일 10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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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엄격한 트랩 대령을 연기했던 배우 크리스토퍼 플러머(Christopher Plummer)가 5일(현지 시간) 별세했다. 향년 92세.

AP 통신 등은 플러머가 5일 미국 코네티컷주 자택에서 아내 일레인 테일러가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1929년 태어난 플러머는 1965년 개봉한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여주인공 마리아의 상대역인 폰 트랩 대령 역을 연기하며 명성을 얻었다.

‘사운드 오브 뮤직’은 오스트리아를 배경으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지배를 피해 국외로 탈출한 게오르그 폰 트랩 가족 합창단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뮤지컬 영화다.

영화에서 트랩 대령은 아내를 잃고 7명의 아이들을 엄하고 권위적으로 훈육하는 아버지 역할을 맡았다. 그는 수녀원에서 온 발랄한 가정교사 마리아를 만나 음악을 통해 마음의 상처를 치유받고 결국 그녀와 결혼해 가족들과 함께 스위스로 망명하게 된다.

극중에서 마리아는 플러머가 중저음의 목소리로 아이들과 함께 부르는 ‘에델바이스’를 들으며 트랩 대령에 대한 감정이 변화했음을 느끼고 사랑에 빠진다.

이 역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플러머지만 정작 그는 트랩 대령 역할에 대해 “유머 없고 일차원적”이라며 혹평을 남겼다.

50년 넘게 100편 이상의 영화에 출연하며 할리우드 영화계와 뉴욕 브로드웨이 연극무대에서 왕성하게 활동한 플러머는 2012년 영화 ‘비기너스’에서 박물관 디렉터 할 필즈 역할을 맡아 아카데미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당시 82세의 나이로 역대 최고령 오스카상 수상자 기록을 세운 그는 시상식에서 “당신(아카데미상)은 나보다 겨우 두 살 많지요. 내 평생 동안 어디 있었어요?”라고 소감을 말해 화제가 됐다. 아카데미상은 플러머가 태어나기 2년 전인 1927년 제정돼 1929년 첫 시상식을 열었다.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마리아로 열연한 영국 출신 배우 줄리 앤드루스는 “세계는 오늘 완벽한 배우를 잃었고 나는 소중한 친구를 잃었다“며 “우리가 함께 일하면서 수년간 나눴던 모든 추억을 소중히 여긴다”고 애도했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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