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 ‘트럼프 대통령직 박탈’ 결의안 통과… 펜스는 수용 거부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입력 2021-01-14 03:00수정 2021-01-14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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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스 “수정헌법 25조 발동 안할 것”
민주당, 트럼프 탄핵안 하원 표결
공화당 1인자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트럼프 탄핵 찬성으로 기울어
상원 논의 앞당겨질 가능성도
미국 하원이 12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배제를 촉구하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대행하라는 내용이 담긴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펜스 부통령이 거부하자 하원 다수당인 민주당은 13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에 대해 표결을 실시하여 20일 조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이 열리기 전 반드시 트럼프 대통령을 퇴진시키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12일 하원이 가결한 결의안은 수정헌법 25조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직무를 수행할 능력이 없음을 선언하고 펜스 부통령이 권한 대행을 맡는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전체 435명 중 223명이 찬성하고 205명이 반대했다. 찬성 223명 중 1표는 공화당의 애덤 킨징어 의원(일리노이)이 행사했다. 그는 트위터로 “13일 탄핵소추안 표결 때도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밝혔다.

킨징어 의원처럼 탄핵에 동조하겠다는 공화당 의원 또한 속속 늘어나고 있다. 보수 거두 딕 체니 전 부통령의 장녀로 공화당 의원총회 의장인 리즈 체니 하원의원(와이오밍) 역시 성명을 내고 “탄핵안에 찬성하겠다. 미 대통령이 헌법과 대통령직을 이토록 배신한 적이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했다. CNN은 공화당 하원의원 211명 중 최대 20명이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2019년 12월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탄핵소추안 표결 때는 공화당 의원 전원이 반대했다.

13일 하원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돼도 전체 100명 중 3분의 2가 찬성해야 하는 상원에서의 최종 통과 여부는 불확실하다. 민주와 공화 양당은 각각 50석을 보유하고 있어 공화당에서 최소 17표의 찬성표가 나와야 한다. 현재로선 17표가 나오기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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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 깃발 내건 트럼프 지지자들 12일 멕시코와의 접경지대인 미국 남부 텍사스주 할링엔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총기 사용을 장려하는 문구가 등장한 플래카드를 차에 걸고 있다. 할링엔=AP 뉴시스
다만 ‘공화당 1인자’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가 민주당의 탄핵 작업에 내심 흡족해하고 있으며 그의 마음 또한 탄핵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른다. 공화당 주류의 적장자 격인 매코널 대표가 탄핵을 통해 ‘아웃사이더’ 트럼프 대통령을 공화당에서 축출할 기회로 여기고 있다는 의미다. 뉴욕타임스(NYT)는 매코널 대표가 의회 난입 사태와 관련해 측근들에게 “대통령이 탄핵을 당할 만한 불법을 저질렀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그가 공화당이 5일 조지아주 상원 결선투표에서 2석을 모두 패해 상원 다수당 자리를 넘겨준 가장 큰 이유가 대통령의 대선 불복 후폭풍 때문으로 여겨 매우 화를 내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매코널 대표가 수 주째 대통령의 전화에 답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매코널 대표는 그간 “하원이 탄핵안을 통과시켜도 19일에 상원을 소집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대로라면 트럼프 대통령의 퇴임일인 20일에야 상원 논의가 가능해져 민주당이 원하는 ‘퇴임 전 탄핵’이 어려워진다. 하지만 매코널 대표의 마음이 바뀌면 상원 논의 시점이 앞당겨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 역시 13일 탄핵안 표결 때 당론으로 반대 입장을 정하지 않고 의원들의 자유투표에 맡길 예정이라고 NYT는 전했다.

공화당이 자신에게 등을 돌리는 모습이 뚜렷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개의치 않는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그는 12일 “탄핵이란 사기는 미 역사상 가장 거대하고 가장 잔인한 마녀사냥(witch hunt)”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트위터가 자신의 계정을 영구 중단한 것을 두고 “표현의 자유가 이렇게 위협받았던 적이 없었다”며 울분을 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여러 연설과 트윗을 통해 지지자의 의회 난입을 조장했다는 민주당의 비판을 반박하며 “나의 연설, 단어, 문장, 문단을 분석한 사람들이 완전히 적절하다고 했다. 수정헌법 25조는 내게 전혀 위협을 주지 않으며 오히려 조 바이든 행정부를 괴롭힐 것”이라고 했다.

이날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이 이끄는 합동참모본부는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 후 우리의 46대 최고사령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군 수뇌부 또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평화로운 권력 이양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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