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대표부 수장에 ‘벨벳장갑 속의 강철 주먹’ 대만계 타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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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익 지킬수 있는 자리에 서서 기뻐”
바이든 “中 불공정무역 바로잡겠다”
지재권 침해-덤핑 등 개선 재확인

대만계 미국인인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 대표 지명자가 11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설치된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한 극장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윌밍턴=AP 뉴시스
대만계 미국인인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 대표 지명자가 11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설치된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한 극장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윌밍턴=AP 뉴시스
대만계 미국인인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지명자(45)가 대중 강경정책을 예고했다.

11일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과 함께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타이 지명자는 “미국 노동자의 독창성과 혁신, 전 세계에 미국의 이익을 옹호할 수 있는 자리에 서서 매우 기쁘다”며 “무역 관계의 힘을 빌려 (노동자들의) 커뮤니티가 현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을 콕 집어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중국의 막대한 대미 무역흑자를 시정함으로써 이에 거세게 반발하는 미 노동계의 반발을 무마하고 미국의 국익을 최대화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타이 내정자가 2007∼2014년 USTR에서 근무할 때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관련 분쟁에서 다른 나라들을 규합해 중국에 대항했다는 점을 거론하며 그를 ‘벨벳 장갑 속의 강철 주먹’ 같은 인물이라고 평했다. 겉으로는 부드러워 보이지만 대중 무역협상에서는 강경하고 저돌적으로 임한다는 의미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타이 지명자는 올해 8월에도 “미국의 대중 정책은 경제적 접근을 넘어 우리가 누리는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삶의 방식을 수호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발언했다. 중국의 무역정책은 물론 사회 전반에도 압력을 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코네티컷주에서 태어났지만 대만에서 이민을 온 부모 밑에서 자란 타이 지명자는 중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 예일대를 졸업하고 하버드 로스쿨에 입학하기 전인 1990년대 중국 광저우의 중산대에서 2년간 영어를 가르친 경험도 있는 중국통이다. 의회 인준을 통과하면 각각 아시아계와 유색인종 여성 최초로 USTR 수장에 오른다.

회견에 동석한 바이든 당선인 또한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바로잡겠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핵심 우선순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역이 바이든 대선 캠프의 구호인 ‘더 나은 재건’을 이루는 데도 꼭 필요하다며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덤핑, 불법 보조금, 강제 기술 이전 등을 시정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이설 기자
#대만계 타이#벨벳장갑 속의 강철 주먹#무역대표부 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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